현대자동차가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 판매 1만 대를 달성했다. 대형 수소전기트럭도 세계 최초로 양산해 유럽에 수출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수소전기차 시장의 리더십을 구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소전기차를 앞세워 수소강국으로의 도약 기반을 다지겠다는 게 현대차의 구상이다.
2년7개월 만에 넥쏘 누적 판매 1만 대
현대차의 차세대 수소전기차 넥쏘는 2018년 3월 국내에 처음 출시된 뒤 2년7개월 만인 올해 10월 누적 판매 1만 대를 기록했다. 단일 모델로, 단일 국가에서 수소전기차 누적 판매 1만 대를 달성한 것은 세계 최초다. 넥쏘의 글로벌 판매량은 이미 지난 7월 1만 대를 넘어섰다. 상품 경쟁력은 물론 정부의 적극적인 수소전기차 보급 정책이 뒷받침된 덕분이다.현대차는 지난달 30일 울산공장에서 정부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넥쏘 1만 번째 고객 차량 전달식을 열었다. 1만 번째 차량을 받은 임현석 씨는 “3남매를 키우는 다둥이 아빠로서 자녀들에게 깨끗한 환경을 물려주기 위해 넥쏘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넥쏘는 차세대 동력인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기반으로 첨단 편의 기술이 대거 적용된 미래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한 번 충전하면 609㎞를 달릴 수 있다. 최고출력 113㎾(154마력), 최대토크 40.3㎏f·m(395N·m) 등 높은 성능을 갖춰 지난 2년간 각종 기관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수소전기차 연간 판매량을 11만 대로 늘리고, 2030년까지 연간 50만 대 규모의 수소전기차 생산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3~4년 뒤 넥쏘 후속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초 수소전기트럭 유럽 수출
현대차는 수소전기트럭 부문에서도 치고 나가고 있다. 지난달엔 스위스 루체른에서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전달식을 열고 차량을 인도했다. 앞서 현대차는 세계 최초로 양산한 대형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 10대를 스위스로 수출하기 위해 지난 7월 광양항에서 선적했다. 현대차는 올해 말까지 수소전기트럭 40대를 스위스에 추가 수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현대차는 지난해부터 ‘스위스 수소 모빌리티 협회’를 중심으로 차량 공급-고객-수소 충전-수소 생산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수소전기 대형트럭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현대차는 유럽, 북미, 중국 등 글로벌 수소전기트럭 시장의 안정적인 확대를 위해 2021년까지 연간 최대 2000대의 수소전기트럭 양산 능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유럽 시장엔 2025년까지 1600대, 2030년까지 2만5000대 이상의 수소전기트럭을 공급하는 것이 목표다. 북미에서는 2021년부터 수소전기트럭 상용화 실증사업에 나선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1만2000대 이상 공급할 계획이다. 중국 시장엔 2030년까지 2만7000대 이상 수출을 목표로 인프라 구축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앞으로 한 번 충전하면 1000㎞ 이상 달릴 수 있는 장거리 운송용 대형 수소전기트럭도 선보일 예정이다.
비(非)자동차 부문 진출
현대차는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통해 비(非)자동차 부문에도 진출하고 있다. 지난 9월엔 부산항을 통해 스위스의 수소저장 기술 업체인 GRZ테크놀로지스 및 유럽의 에너지 솔루션 스타트업에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수출했다. 이는 지난 7월 산업통상자원부의 국가 핵심 기술 수출 승인에 따른 것으로, 현대차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비(非)자동차 부문에 수출한 것은 처음이다.현대차가 수출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은 넥쏘에 탑재되는 95㎾급 연료전지 시스템이다. GRZ테크놀로지스와 에너지 솔루션 스타트업은 이 연료전지 시스템을 활용해 비상 전력 공급용 및 친환경 이동형 발전기를 제작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향후 미국, 중국 등 글로벌 전역으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판매를 확대해 수소 사업의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