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오운문화재단 이사장·왼쪽)이 29일 서울 삼청동의 한 팥죽집을 찾았다. 이곳에서 40년간 팥죽을 팔아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12억원 넘게 기부한 김은숙 씨(81·오른쪽)에게 제20회 우정선행상 대상을 직접 전달하기 위해서다.
우정선행상 시상식은 그동안 경기 과천시 코오롱 본사에서 열렸다. 하지만 올해는 수상자를 예우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예방하기 위해 ‘찾아가는 시상식’으로 진행했다.
이 명예회장은 “코로나19로 어두운 소식들만 회자하는 요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봉사와 나눔을 실천하는 분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듣고 잠시 잊고 있었던 소중한 가치들을 다시 일깨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은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 김씨의 가족들과 지인들은 영상을 보며 수상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우정선행상 본상은 기부금과 바자회로 모은 기금을 바탕으로 빈곤층을 지원하고 있는 서울 중랑구 지역 자조 단체 ‘사랑의 샘터 긴급지원은행’과 29년간 보육원 아동들을 위해 의료·학습봉사를 해온 전북 익산시 송헌섭 씨(63)에게 주어졌다.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를 설립해 19년간 학교 폭력 피해자 치유에 앞장서 온 대전 유성구 조정실 씨(62)도 본상을 받았다. 고(故) 이동찬 코오롱그룹 회장의 호 ‘우정(牛汀)’을 딴 우정선행상은 사회의 선행과 미담 사례를 널리 알리고 격려하기 위해 2001년 제정됐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