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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구 명장 "흙의 감각 알아간다면…도자기 '완성의 기쁨' 누릴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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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를 처음 빚다 보면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포기하지 않고 1년 이상 배운다. 52년째 도예가의 길을 걷고 있는 이향구 명장(67·사진)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경남 사천 출신인 그는 2005년 경기 이천시로부터 도자기명장 인증을 받은 직후부터 일반인 강습을 해왔다.

“손으로 흙의 감각을 익히는 데는 일정 시간 수련이 필요하지만 과정을 찬찬히 밟아가다 보면 모든 잡념이 사라져요. 오늘 하나의 기법을 익히고, 내일 다른 하나를 배우다 보면 도자기에 심취하고 성취감까지 느낄 수 있죠.”

이 명장은 “처음 수업을 개설했을 때보다 최근 들어 도자기에 관심을 두고 배우러 오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했다. “10대부터 50~60대

지 연령층도 다양합니다. 다들 자신의 손으로 빚은 도자기를 가족과 지인에게 나눠주며 보람을 느낀다고 해요. 그러다 도예를 업으로 삼는 사람도 있습니다.”

예전엔 일반인이 도자기를 배우기 어려웠다. 특히 도자기에 기포가 다수 발생하는 점이 문제가 됐다. 앙금질 과정에서 공기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탓이다. 하지만 최근 진공기가 나온 이후부터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할 수 있게 됐다. “예전엔 흙을 직접 산에서 가져와야 했고 공기도 빼기 힘들었죠. 요즘은 진공기가 있고 전기가마도 생겨 비교적 쉽게 도자기를 빚을 수 있죠.”

도자기를 배우는 사람이 늘면서 그 모양과 색깔도 다양해지고 있다. “도자기도 하나의 ‘패션’이 되고 있어요. 사람도 어떤 옷을 입느냐에 따라 화려해 보이기도 하고,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처럼 도자기도 어떤 옷을 입는지가 중요합니다. 반짝이는 유광 옷 또는 은은한 무광 옷을 입힐 수도 있고, 불 온도에 따라 색상을 달리할 수도 있죠.”

일반인이 도자기 완성의 기쁨을 누리기 위해선 얼마나 오래 배워야 할까. “매일 배우러 온 한 학생은 40일쯤 지나 작은 달항아리를 빚더라고요. 1주일에 한 번 오는 사람도 1년이면 생활식기를 만들 수 있어 ‘이제 제 곁을 떠나도 된다’고 얘기합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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