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식재산연구원과 벤처기업협회는 '특허박스'제도 도입을 위한 토론회를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었다.
특허박스는 특허, 디자인, 상표권, 저작권 등 지식재산(IP)을 사업화해 발생한 소득에 대해 법인세를 감면해주는 제도다. 예를 들면 특허기술이 적용된 제품의 매출, 기술이전소득, 로열티 등이 IP 사업화 소득에 해당한다.
특허박스는 기업이 스스로 고부가가치 연구개발(R&D)을 통해 IP를 확보하도록 유도하고, 나아가 국가 혁신성장을 도모하는 수단으로 각국에서 각광받고 있다. 네덜란드 프랑스 벨기에 헝가리 룩셈부르크 등 EU(유럽연합) 회원국, 영국, 중국 등에서 채택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네덜란드의 경우 특허박스에 따라 법인세율 25%를 최대 5%까지 대폭 인하해준다. 프랑스와 영국은 각각 33.3%, 20%인 법인세율을 15.5%~17.1%, 10%까지 감면한다. 2011~2015년 EU 24개국의 외국인직접투자를 조사한 결과, 특허박스를 도입한 8개국(네덜란드 프랑스 스페인 등)의 경우 외국인직접투자 연평균 증가율이 10.8%에 달했다. 반면 미도입국 16개국은 -8%로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유호림 강남대 경제세무학과 교수는 "혁신 기술을 가진 기업 성장을 위해선 특허박스 제도 도입이 필수"라며 "제도를 도입할 경우 중장기 산업정책에 부합하도록 설계해야한다"고 말했다. 조상규 한국지식재산연구원 전문위원은 "주요 쟁점과 경제적 효과를 고려해 소재, 부품, 장비 등 산업에서 제한적으로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천세창 특허청 차장은 "R&D 투자 대비 경제적 성과가 현저히 낮은 '코리아 R&D 패러독스'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IP를 활용해 사업화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조원 상당의 자금이 투입되는 정부 R&D 과제 사업화 성공률은 20%에 불과하다. 미국(69.3%), 일본(54.1%)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특히 20조원 가운데 65%를 받아가는 대학과 공공연구소의 기술이전 실적은 해외 주요국에 비해 극히 저조하다.
이번 토론회를 주최한 국회 관계자는 "제시된 정책과 실행방안을 수렴해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에 반영하겠다"고 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