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9일 3분기 매출 66조9600억원, 영업이익 12조3500억원의 확정실적을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2분기보다 4조2000억원 늘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메모리는 출하량 증가·원가 개선 지속으로 견조한 실적 유지했다"며 "무선은 신제품 출시로 판매량 급증·비용 효율 제고로 대폭 성장했고 소비자가전은 글로벌 SCM 적기 대응, 프리미엄 판매 증가로 실적 큰 폭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4분기에 대해선 신중한 전망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에선 서버 메모리 수요 약세와 세트 경쟁 심화 등으로 수익성 하락 예상된다"며 "스마트폰이나 TV, 가전 등 세트부문도 경쟁 심화, 마케팅비 증가 등으로 수익성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업부문별론 스마트폰이 포함된 IM(정보기술&모바일) 부문에선 영업이익 4조4500억원을 기록했다. IM 부문의 영업이익이 4조원을 넘은 것은 2017년 2분기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다.
전통적으로 삼성전자 IM 부문의 실적은 플래그십 신제품이 나오는 1분기부터 2분기까지 좋고 3분기, 4분기로 갈수록 떨어진다. 올해는 연초부터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이 같은 공식이 깨졌다. 주요 국가의 ‘록다운’이 해제되고 눌려 있던 휴대폰 교체 수요가 커지면서 3분기 들어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엄 제품 시장에서 경쟁하는 애플이 평소보다 아이폰 신제품을 늦게 내놓은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TV와 생활가전이 속해 있는 CE(소비자가전) 부문도 전 분기(7300억원)의 두 배가 넘는 1조56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역대 최고 수준 영업이익이다. TV사업에선 집에서 여가를 즐기는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70인치 이상 대형 TV가 잘 팔린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활가전은 의류관리기, 의류건조기 등 ‘위생 가전’의 판매 급증, 맞춤형 냉장고 ‘비스포크’의 돌풍 영향으로 역대 최대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CE 부문에서도 마케팅비 절감 영향이 작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반도체 사업은 3분기 D램·낸드플래시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중국 화웨이의 긴급 주문으로 2분기(5조4300억원)보다 소폭 증가한 5조54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화웨이가 미국 제재에 앞서 반도체 사전 확보에 나서면서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봤다는 분석이다. 이는 2018년 4분기(7조7700억원) 후 최대치다.
역시 ‘홈 이코노미’ 확산에 따른 게임콘솔·PC용 반도체 매출 증가, 화웨이의 긴급 주문으로 인한 모바일 반도체 출하량 확대 등이 꼽힌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