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전날 증권시장의 불법·불건전 거래행위를 단속하기 위한 '불공정거래 사건처리 통합시스템' 구축 계획을 밝힌 가운데, 무차입 공매도에 대한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는 20일 '금융당국은 불법 무차입 공매도 전수조사 및 근절 방안을 즉각 이행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금융위원회가 2018년 무차입 공매도에 대한 종합 대책을 내놨지만 현재까지 아무런 변화가 없는 만큼, 이를 막을 구체화된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다.
실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외국인 투자제한 시스템 로그 기록'에 따르면 지난 8월 중 잔액 부족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 공매도 거부 건수는 1만4024건으로 집계됐다. 법으로 금지된 무차입 공매도 시도가 8월에만 1건 이상 나온 셈이다.
박 의원은 "주식시장에서 무차입 공매도가 금융당국이 제재한 수준보다 더 많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금융당국이 더 적극적인 시정 조치와 대안을 마련해 (무차입 공매도로부터) 일반 개인투자자의 피해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 판 뒤 나중에 주가가 떨어지면 싼 값에 사서 되갚아 차익을 얻는 투자 기법이다. 공매도는 합법이지만 주식을 빌리지 않는 무차입 공매도는 투기 성격이 많아 우리나라를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이들은 "금융위는 재작년 골드만삭스 무차입 공매도 사건 등에 대한 조치로 무차입 공매도 적발 시스템 도입과 처벌 강화를 약속했지만 현재까지 아무 것도 달라진 게 없다"며 "무차입 공매도를 적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형사 처벌과 징벌적 과징금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최근 5년간 공매도 거래를 전수 조사해 불법이 드러날 경우 엄벌 조치해야 한다"며 "제도 개선 없이 공매도 금지 조치를 해제할 계획이라면, 이번 기회에 공매도를 전면 폐지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