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8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양국간 실질 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한 것은 취임후 네번째다.
강 대변인은 "양 정상은 수교 이래 지난 30년 동안 한·러 관계가 정치·경제·사회· 문화 등 다방면에서 크게 발전해 왔다는 데에 공감했다"며 "협력의 성과를 바탕으로 양국 우호 협력 관계를 더욱 호혜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자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유라시아 공동번영을 위한 '9개 다리' 협력 사업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로 인한 제약 속에서도 특히 조선 등 분야에서 양국 간 활발한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며 "연해주 내 한국 기업 전용 산업단지 조성 추진, 서비스·투자 FTA(자유무역협정) 협상 등 현재 진행 중인 협력 사안들에서도 조속한 진전을 거둘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에 대해 "한국은 아태지역에서 러시아의 중요한 협력 파트너 국가 중 하나"라며 "인공지능(AI), 혁신기술, 의료관광, 농기계 생산, 북극항로 개발, 석유·가스, 조선 등 분야에서 양국 간 활발한 협력을 기대한다"고 답했다.
코로나19 관련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의 완전한 종식에 필요한 치료제와 백신의 개발과 공평한 보급에 양국 간 긴밀한 협력이 이뤄지길 바란다"며 서울에 본부를 둔 세계백신연구소(IVI)에 대한 러시아의 참여를 당부했다.
푸틴 대통령은 “한국의 코로나 대응 성과를 높이 평가한다"며 최근 양국간 정기 항공편 재개가 합의된 것을 높이 평가했다.
두 정상은 세계무역기구(WTO) 총장 선거에 출마한 유명희 후보에 대한 지지와 한반도 정세에 대한 의견도 교환했다.
문 대통령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한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러시아의 지지를 당부했다. 푸틴 대통령 역시 "한국 정부의 남북관계 정상화 노력을 평가하고 관련 당사국 간 대화 재개를 기대한다"며 "한반도 평화 증진을 위한 노력에 지속 협력해 나갈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코로나 상황이 안정되는 대로 푸틴 대통령의 방한도 진행하기로 했다. 푸틴 대통령은 “직접 러시아산 백신을 맞고 한국을 방문하겠다"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