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광장이 도심 속 공원으로 탈바꿈한다. 이순신 장군상과 세종대왕상을 두고 양쪽에 도로가 있어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던 광화문광장은 세종문화회관 쪽 서측 도로 대신 공원을 조성하는 방법으로 대폭 확장하기로 했다. 광장 동측(KT 및 주한 미국대사관 쪽)에는 양방향 차로가 생긴다. 공사는 다음달 말 시작된다. 논란이 됐던 사직로와 지하공간은 개발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27일 이 같은 내용의 광화문광장 일대 변경 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세종문화회관과 광화문광장 사이 서측 도로를 없애고 이 공간을 광장으로 편입한다. 광장을 중심으로 동서로 나뉘었던 양방향 통행은 미국대사관 쪽 동측 도로로 몰아넣는다. 이에 따라 현행 양방향 12개 차로가 7개로 줄어들게 된다. 좌회전 차로 등을 감안해도 최대 9차로에 그친다.
시는 세종문화회관 쪽으로 편입되는 광장에 꽃과 나무를 심어 ‘도심 속 공원’으로 꾸밀 계획이다. 이순신 장군상과 세종대왕상은 광화문광장에 그대로 두고, 주변에 주제별 쉼터 등을 마련할 방침이다.
지하 공간은 대규모 개발을 하지 않고 현재 지하에 있는 해치마당을 리모델링하는 수준에서 그칠 예정이다. 인근 지역 상권 침체와 지하 매장 문화재 훼손 우려 등을 반영한 조치다.
광화문 앞을 지나는 사직로도 현재 기능을 유지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한때 사직로를 막고 우회 도로를 만드는 방안을 고려했지만 교통 정체를 우려하는 시민들의 반발로 계획이 수정됐다. 다만 경복궁 앞터 ‘월대’를 복원하는 작업은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사직로를 살려 차량 흐름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옛 월대를 복원하는 정비작업을 2023년까지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작업을 추진해왔지만 정부서울청사를 관리하는 행정안전부와 광화문 일대 주민 등의 반대로 사업에 난항을 겪어왔다. 김학진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시민과 지역주민의 목소리를 반영해 광장의 밑그림을 완성했다”며 “광화문광장은 서울시가 차량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전환하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광화문 일대 평균 통행 속도가 저하될 것이란 당초 우려를 감안, 교통량 우회와 분산처리로 도심교통량 수요를 집중 관리하고 광장 주변 교통운영체계를 세부적으로 개선해 현행 수준의 통행 속도를 유지할 방침이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