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5일 서해상에서 발생한 우리 공무원 피격 사망사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더해준 데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피격 사건 사흘 만에 김정은이 직접 사과 입장을 밝혔지만 잔인한 만행에 대한 비난과 분노의 목소리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서훈 청와대 안보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오늘 오전 북측에서 통지문을 보내왔다”며 전문을 공개했다. 김정은은 통일전선부 명의의 통지문에서 “가뜩이나 악성 비루스(바이러스) 병마 위협으로 신고하고 있는 남녘 동포들에게 도움은커녕 우리 측 수역에서 뜻밖의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유감의 뜻을 전했다. 북측은 “우리 지도부는 이와 같은 유감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최근에 적게나마 쌓아온 북남 사이의 신뢰와 존중의 관계가 허물어지지 않게 더욱 긴장하고 각성하며, 필요한 안전대책을 강구하는 데 대해 거듭 강조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또 이번 사건에 대해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발생했다”고 평가하며 “이 같은 불상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상 경계감시와 근무를 강화하며 단속 과정에 사소한 실수가 큰 오해를 부를 수 있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은 “시신은 찾지 못했고 부유물만 소각했다”고 했다.
서 실장은 김정은의 사과 표명 배경과 관련, “최근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친서를 주고받은 사실이 있고 친서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어려움과 현재 처한 난관 극복 등 남북 관계 복원에 대한 기대가 담겨 있었다”고 친서 교환 사실을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일 북측에 친서를 보냈고, 김정은은 12일 답서를 발송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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