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의 상온 노출 문제로 국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사업이 일시 중단된 가운데 보건당국이 품질에 이상이 없다는 게 확인되면 즉시 사업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은 22일 '예방접종 일시 중단 관련 Q&A'를 통해 상온 노출 인플루엔자 백신의 사용 여부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질 검사에서 문제가 없다면 즉시 물량 공급을 통해 사업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질병청은 "품질 검사는 약 2주가 소요될 전망"이라면서 "안전성에 문제없다는 게 확인되면 13∼18세 접종 사업을 재개하고, 안전한 물량이 확보되는 대로 10월 어르신 접종을 포함해 순차적으로 접종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건당국은 인플루엔자 백신 공급 업체가 제품을 의료기관으로 배송하는 과정에서 냉장 온도를 유지하지 못했다는 신고를 받고 전날 밤 전격적으로 접종 중단 조처를 했다. 백신은 배송 과정에서 2∼8도의 냉장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이 범위를 벗어나는 온도에서 배송·보관되면 품질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현재 사용이 보류된 물량은 500만 도즈(1회 접종분)다. 이날 시작이 예정됐던 13∼18세 학령기 접종에 쓰일 제품이었다. 식약처는 이들을 수거해 상온 노출로 인해 효능에 변화가 생겼는지, 부작용은 발생하지 않을지 다각도로 검토해 사용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전량 폐기 가능성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이다. 질병청은 "폐기에 대해서는 해당 제품이 어느 정도의 문제가 있는지를 식약처 품질 검사 결과에 따라 확인하고 조치 방안 등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대상자는 생후 6개월∼만 18세 소아·청소년과 임신부, 만 62세 이상 어르신 등 1900만명이다. 전체 인구의 37%다. 이 가운데 독감 백신을 2회 접종해야 하는 생후 6개월∼만 9세 미만 아동은 이달 8일부터 접종을 시작했다. 전날까지 11만8000명이 1차 접종을 했다.
이들은 4주 간격으로 2회 접종이 권고된다. 무료 접종 사업 중단으로 접종 기간이 6주 이상으로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상온 노출 물량에 대한 품질검사 기간인 2주가 지나도록 무료 접종이 재개되지 않는다면 그만큼 접종 간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질병청은 "1차 접종 후 최소한 4주 이상의 간격을 두고 2차 접종을 하라는 것"이라며 "2차 접종이 4주 이상으로 지연되더라도 효과에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9세 미만 아동에게 공급된 백신은 상온 노출 문제를 빚은 공급사를 거치지 않고 백신 제조사가 직접 의료기관에 배송한 제품이어서 보건당국은 이들 제품은 품질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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