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배터리 관련 기술 글로벌 특허 출원 순위에서 전 세계 1위에 올랐다.
22일 유럽특허청(EPO)과 국제에너지기구(IEA)의 공동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은 2000년~2018년까지 배터리 기술 글로벌 특허 출원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 기간 LG는 3위에 올랐다. 특히 2018년의 경우 전 세계의 모든 배터리 관련 특허의 13.4%가 이 두 기업으로부터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에 힘입어 한국은 국가별 순위에서 유럽, 중국, 미국 등을 제치고 일본 다음으로 2위에 올랐다.
전력 저장 발명 분야는 전 세계적으로 지난 10년간 연 평균 14%씩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분야이다. 이 증가세는 모든 기술 분야들의 성장률 평균(3.5%)보다 4배 가량 높다.
이 가운데 전력 저장 분야에서의 국제 특허 활동의 90% 가량을 배터리 관련 기술이 차지했다. 특히 소비자 전자 기기와 전기 차에 주로 사용되는 '리튬-이온 셀' 분야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안토니오 캄피노스 EPO 회장은 "전력 저장 기술은 전기 차, 그리고 기후 변화 대처를 위한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에 중요하다"며 "전력 저장 혁신의 빠르고 지속적인 성장세는 발명가들과 기업들이 에너지 전환이라는 도전 과제를 적극적으로 다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허 데이터는 아시아가 이 전략적인 산업계에서의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리튬-이온 배터리 분야에서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2014년과 2018년 사이 전 세계 리튬-이온 특허 활동의 22%가 국내 기업에서 나왔다. 국내 업체들은 전기 이동장치 분야가구동력, 내구성, 충전 속도, 재활용성 등의 측면에서 성능을 개선시킬 수 있는 새로운 리튬-이온 화합물의 개발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 미국과 유럽에게 뒤쳐지던 상태에서, 대한민국은 2000 년대 중반부터 배터리 혁신을 강화하기 시작했다"며 "2010년과 2011년도에 이미 미국과 유럽을 제치고 일본 다음으로 2위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특정 기술에서의 특화 정도를 나타내는 공개 기술 이점(RTA) 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글로벌 배터리 기술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국가다. 유틸리티 스케일 전력망 서비스와 빌딩에서의 전력망 배후 시스템에서 사용되는 거치용 배터리에서 한국이 글로벌 리더라는 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국내 기업이 리튬-이온 배터리 특허를 주도하고 있지만 이것이 국내 내수 시장에서의 전기차 시장 형성으론 이어지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 관계자는 "2019년도 기준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의 2%가량 밖에 되지 않는다"며 "글로벌 상위 특허 출원인 삼성이 전기차보다는 휴대전화 사업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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