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가 무역 규정에 맞지 않는다는 세계무역기구(WTO)의 판정을 존중하라고 미국에 촉구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WTO 패널이 객관적이고 공정한 판정을 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왕 대변인은 "미국의 일부 정치인은 중국이 규칙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비방했지만 이번 결정은 규칙을 깬 것은 미국 자신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이번 결정을 존중하고 세계 경제의 안정적인 발전을 추진하기를 바란다"고 재차 강조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와 봉황망 등은 WTO의 판정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중국이 미국과의 관세 전쟁에서 큰 승리를 거뒀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타임스는 이날 논평에서 "이번 판정은 중국에 큰 승리를 안겨주면서 미국 정부에 큰 타격을 줬다"고 평가혔다.
신문은 중국 상무부의 성명을 언급하면서 "중국이 WTO에서 미국의 잘못된 행동을 지적한 것은 자국의 법적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는 WTO 규정에 대한 중국의 존중과 다자 무역 체계 수호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또한 신문은 "중국 관료들은 오랫동안 미국의 움직임이 WTO 규정에 어긋난다고 비판해 왔다"며 "양국은 지난 1월 1단계 무역 합의를 체결하면서 일부 품목에 대한 추가 관세를 면제하기로 했지만, 상당 부분은 그대로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WTO 판정이 미국에 미칠 파장은 제한적이라는 전문가 분석도 나왔다.
가오링윈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글로벌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이번 판정은 도덕적인 측면에서 성과가 있지만, 법적 파장이 있는 반덤핑이나 반보조금 판정과는 다르다"며 "미국의 부당한 무역 정책에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 입장에서는 동등한 위치에서 우방을 확대하면서 미국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쑹궈유 푸단대 경제외교센터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국제 규칙과 규범을 반복적으로 무시해 왔기 때문에 미국이 WTO의 판정을 받아들일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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