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취업자가 27만 넘게 줄었다. 실업률은 3.1%로 집계된 반면 실업체감도를 보여주는 확장실업률은 13.3%에 달해 고용시장 분위기가 체감상 더 얼어붙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자는 86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소폭(6000명) 올랐다. 실업률은 0.1%포인트 오른 3.1%로 2018년 8월(4.0%) 이후 동월 기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여기에 잠재구직자 등을 포함한 확장실업률(고용보조지표3)은 1년 전보다 2.3%포인트 대폭 오른 13.3%로 악화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1월부터 확장실업률은 계속해서 상승하다가 지난 4월 14.9%을 찍으며 최근 5년간 역대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이후 5월 14.5%, 6월 13.9%, 7월 13.8%로 여전히 14% 안팎을 유지했다. 특히 청년층(15~29세)의 경우 공식실업률은 0.5%포인트 오른 7.7%이지만, 확장실업률은 3.1%포인트 급등한 24.9%에 달했다.
실제 구직자들이 몸으로 느끼는 실업 공포는 더 짙어지고 있다. 2년째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A씨(여·26세)는 "작년 초까지만 해도 이렇지는 않았는데 서류 합격률이 기존 30~40%에서 5%로 안되는 것 같다"며 "거의 안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울며 겨자먹기로 구직에 임하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마찬가지로 2년째 취업을 준비 중인 B씨(여·26세)는 취업 기간이 길어지면서 지친다는 기색을 표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공채가 가뭄에 콩 나듯 나는 데다 뽑아도 직무 당 1~2명 정도밖에 뽑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앞길이 캄캄하다는 것이다.
그는 "요새는 정말 취업을 포기하고 다른 방향으로 인생 설계를 고민해보고 있다"고 전했다. B씨는 이어 "주변에서는 올해는 포기하고 내년을 기약한다는 친구들이 한두명이 아니다"라면서 "창업 준비로 빠지는 친구들도 종종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8월 '쉬었음' 인구는 246만2000명으로 1년 전에 비해 29만명(13.3%)이나 증가했다. 취업준비자는 7만7000명(10.3%) 늘어 82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차이는 실업률을 계산할 때 취업준비생이나 고시생을 반영하지 않는 데서 발생한다. 공식실업률은 취업자와 실업자를 포함한 '경제활동인구'를 단순히 실업자로 나눈 비율이다.
그런데 취업준비생과 고시생은 실직적으로 구직활동을 하고 있는 사실상 실업자임에도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돼 공식 통계에 실업자로 잡히지 않는다.
실제 15세 이상 인구 중에서 경제활동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인 경제활동참가율은 지난달 62.4%로 집계됐다. 이는 70%대를 웃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청년층 경제활동비율은 이보다 더 낮은 46.4%에 그쳤다. 실직적 실업자인 이들이 많지만 모두 실업률 계산에 반영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구직활동을 하다가 포기해 '쉬었음'으로 분류되는 인구, 취업을 준비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는 인구도 마찬가지로 실업률 통계에서 배제되는 요소다.
다만 통계청은 확장실업률이 객관적 지표가 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체감실업률이라는 것이 말 그대로 사람마다 체감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확장실업률을 제시하는 이유에 대해 통계청 관계자는 "'사실상 실업자', '사실상 백수' 등 공식적인 실업자 집계 지표가 아닌 것으로도 학계나 언론에서 실업률을 집계하다 보니 실업률 문제는 늘 논란이 돼 왔다"면서 "따라서 이 점을 보완해 보조지표로써 확장실업률을 제시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식실업률은 국제노동기구가 제시하는 실업률 계산 방식을 반영하고 있어 전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수치라는 측면에서 객관성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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