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에너지 수요가 평년보다 줄어든 와중에 미국 셰일에너지 기업들이 시추 허가 확보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친환경 에너지 공약을 대거 내세운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당선될 경우 추가 시추권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우려해서다.
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와 뉴멕시코주 일대 퍼미언분지(페름분지)에서 미 연방정부가 내준 시추권은 지난 3개월간 80% 증가했다.
각 기업은 퍼미언분지에서 지난달 24일까지 허가 404건을 확보했다. 작년 한해 225건, 2018년 11건에 비해 크게 늘었다.
로이터통신은 "이같은 인허가 확보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에너지 전망이 꺾인 이후에 나왔다"며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각 기업이 바이든 후보가 대선에서 이길 경우에 대한 대비책을 쌓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후보는 앞서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2조달러를 투자해 미국의 인프라·에너지 부문을 친환경적으로 개혁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한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다시 가입하고, 2050년까지는 탄소배출량 '순 제로(0)'를 목표로 하겠다고도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같은 계획엔 공공토지에서 신규 시추를 금지하는 안도 포함돼 있다. 바이든 후보는 앞서 당내 경선 중엔 천연가스 추출 관행을 두고 일부에 제한을 걸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퍼미언분지 등에서 에너지기업을 오히려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7월말엔 일대 석유 시추장비 등을 둘러본 뒤 "미국의 에너지 독립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 여론조사에선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을 소폭 앞서는 분위기다. 지난달 9~12일 월스트리트저널과 NBC방송이 벌인 공동 설문조사에선 바이든 후보가 50%, 트럼프 대통령이 41% 지지율을 받았다. 같은 기간 폭스뉴스의 조사에선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은 7%포인트 앞섰다.
한 에너지기업 CEO는 로이터통신에 "뉴멕시코와 와이오밍에 550개 이상의 연방 시추 허가증을 비축하는 등 리스크를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