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기사의 과중한 업무에 반발하고 있는 광주 택배노조가 화물 분류작업을 7일부터 거부한다.
전국택배노동조합 호남지부 북광주·남광주지회는 지난 4일 광주 남구 CJ대한통운 물류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택배 노동자의 고유업무인 집·배송 업무만을 하기 위해 분류 작업을 거부하는 투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택배 노동자들의 장시간 노동 환경을 언급하며 "택배 노동자들이 배송과 집화만 한다면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이어진 장시간 노동을 그나마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회사는 회사가 해야 할 분류 업무를 택배 노동자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 측은 "사 측은 과열 경쟁을 통해 택배 단가를 낮추는 물량경쟁에만 혈안이 돼 있다"며 "이 모든 것이 가능한 것은 노예처럼 부려 먹을 수 있는 택배 노동자가 있기 때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올해에만 9명의 노동자가 사망하는 등 죽음의 착취구조를 끝내야 한다"며 "회사는 저단가 출혈경쟁을 끝내고 분류 인원을 고용해 택배 노동자들이 고유업무만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지난달 14일 택배기사들은 국내에 택배가 도입된 지 28년 만에 첫 공식 휴일인 '택배 없는 날'을 맞은 바 있다. '택배 없는 날'은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택배 업계 노동자들에게 공식 휴일을 부여해야 한다는 분위기 속에서 지정됐다. 당시 CJ대한통운·롯데택배·한진택배·로젠택배 등 업계 점유율의 약 80%를 차지하는 4개 택배사가 이날 하루를 '택배인 리프레시 데이'로 지정하고 택배 배송 업무를 중단했다.
특히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비대면) 거래가 급증하면서 택배 노동자 근무 강도가 크게 높아졌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지난달 12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택배업 산업재해 현황'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업무상 사망한 택배 노동자는 9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7명이 과로에 따른 뇌심혈관계 질환으로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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