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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대선 나가는거 막아줘요"…애원한 트럼프 자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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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녀들이 2016년 아버지의 대선 출마 선언 직후 그 측근에게 아버지가 하차하도록 설득시켜달라고 부탁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이자 '집사'였다가 결별한 마이클 코언은 오는 8일 출간하는 책 '불충한, 회고록: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의 실화'에서 이같이 밝혔다.

코언은 2015년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직후 그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 장녀 이방카, 차남 에릭이 자신을 찾아왔다고 회고했다. 이들은 아버지의 발언들이 "기업을 죽이고 있다"며 그가 하차하도록 설득시켜달라고 부탁했다고 코언은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출마 연설에서 멕시코 출신 이주민들을 "범죄자, 마약 거래상, 강간범"으로 지칭하는 등 막말을 쏟아냈다. 다만 그는 이런 발언이 자신의 사업에 해를 끼치진 않을 것이라고 봤다고 코언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난 어차피 히스패닉 표는 받지 못할 것"이라며 "그들은 흑인들처럼 너무 멍청해서 나한테 투표 안 할 거야. 내 사람들이 아니지"라고 말했다고 한다.

코언은 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과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하는 여성들에게 '입막음' 조로 거액을 건네는 일에 관여한 과정도 소개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직 포르노 배우인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13만달러(약 1억5000만원)를 비밀리에 지급하는 방안을 트럼프그룹의 최고재무책임자인 앨런 웨이절버그와 논의했다고 밝혔다.
코언은 이후 결국 자신이 직접 대니얼스에게 돈을 전달했으며, 이 돈을 마련하기 위해 은행에서 대출까지 받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후 개인 변호사인 자신에게 법률서비스료 명목으로 이 돈을 갚았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니얼스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는 의혹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코언은 트럼프 대통령과 연인 관계였다고 주장한 성인 잡지 모델 출신 캐런 멕두걸에게 타블로이드지 '내셔널 인콰이어러'가 15만 달러(약 1억8천만원)를 주고 독점 보도권을 사들이는 과정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이 이야기는 끝내 보도되지 않아 사실상 이 매체가 트럼프의 성 추문이 불거지는 것을 막으려고 독점 보도권을 사들였다는 추측이 제기됐다. 코언은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이 매체 모기업인 아메리칸 미디어(AMI)의 데이비드 페커 회장에게 15만 달러를 보상해주기로 약속했지만, 결국 돈을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코언의 책 내용에 대해 "팬 픽션"(팬이 좋아하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창작한 것)이라며 부인했다. 코언은 10여년간 트럼프 대통령의 '해결사' 역할을 했지만, 2018년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에 협조하며 등을 돌렸다. 그는 선거자금법 위반과 의회 위증 등의 혐의로 2018년 3년형을 선고받았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로 지난 5월 석방돼 가택 연금 중이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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