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이 20~30대 청년 인재를 주요 보직에 앉히며 젊은 세대에 손을 내밀고 있다. 부동산 정책, 실업 등으로 인한 불만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서다. 자리만 주는 것이 아니라 실제 청년들의 삶을 바꾸는 정책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는 지난달 말 청년비서관을 신설하고 김광진 정무비서관을 수평 이동시켰다. 김 비서관은 1981년생으로 올해 39세다. 지난 2일 부대변인으로 임명된 임세은 선임행정관도 김 비서관과 동갑이다. 문재인 정권의 첫 번째 부대변인인 고민정 민주당 의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어린 부대변인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다양한 국정 현안에서 여성과 청년층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대변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24세인 박성민 최고위원을 깜짝 지명했다. 박 최고위원은 고려대 3학년 재학 중으로 최연소 최고위원이다. 젠더 문제 등 젊은 층이 민감해하는 현안에 대한 신속한 대응과 의견 반영을 위해서라는 게 발탁배경이다.
당청이 잇따라 청년 층에 손을 내미는 것은 취업, 주택 문제 등으로 젊은 세대에서 정부 여당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3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51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신뢰 수준 95%에 표본오차 ±2.5%포인트)에 따르면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는 20대에서 39.0%에 불과하다. 전체 평균(47.8%)보다 18%포인트 가까이 낮고 70대 이상의 지지도(45.0%)에도 미치지 못한다.
박 최고위원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영끌’ 발언을 공개 비판하는 등 정파를 떠나 청년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긍정적 평가도 나온다. 다만 선임된 청년들의 정치 경력이 길고, 명문대 출신이 대부분이어서 대표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몇몇 청년에게 자리만 주는 것이 아니라 실제 정책에 젊은 세대의 목소리가 반영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조은주 민주당 청년대변인은 “청년기본법 시행 원년을 맞아 당사자인 청년이 사회와 국가 아젠다에 주요한 역할을 할 수 있게 자리와 권한을 주고자 하는 것”이라며 “당장의 지지율보다는 청년들의 절박한 삶을 해결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