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왕이면 큰 것으로 주세요."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는 '거거익선(巨巨益善)'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TV 뿐 아니라 생활가전 시장에서도 크기가 큰 대용량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24일 지난 7월 건조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60% 이상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국내시장 월간 매출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다. 대용량 제품의 판매량이 늘면서 생긴 변화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건조기 시장에서 '대용량'과 '소용량'을 가르는 기준은 14㎏이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판매한 건조기 중 14㎏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94%에 달했다. 지난해 7월엔 이 비중이 85% 안팎이었다. 회사 관계자는 "가족이 많지 않은 신혼부부들도 이불 등을 말릴 수 있는 넉넉한 용량의 건조기를 선호한다"며 "올해는 장마가 길어 건조기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17㎏ 제품이 추가된 것도 매출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17㎏ 용량 건조기는 출시 후 한 달 만에 판매량 1만대를 돌파했다.
삼성전자가 최근 선보인 '그랑데 건조기 인공지능(AI)'는 많은 빨래를 골고루 빠르게 말릴 수 있도록 건조통 뒷면의 360개 에어홀을 갖추고 있다. 먼지가 쌓이기 쉬운 열교환기를 소비자가 직접 관리할 수 있도록 한 점도 눈에 띈다. 에너지효율도 높다. 9~17㎏에 이르는 모든 제품이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제품으로 이뤄져 있다. 한국에너지공단이 시행하는 ‘으뜸효율 가전제품 환급사업’을 통해 구매 비용의 10%를 돌려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달래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상무는 “앞으로도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다양하게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