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재고가 크게 줄어든 목재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르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집 보수·인테리어 수요가 증가해 목재 가격도 오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의 홈디포·로스 등 가정용 건자재 및 주택용품 업체들도 코로나19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시카고상품거래소(CME) 목재 선물 가격은 1000보드피트(board feet·넓이 1제곱피트에 두께 1인치의 목재 단위)당 828달러까지 치솟았다. 올 들어 목재 가격 상승률은 104%에 이른다. FT는 “지난주에만 목재 가격이 13%가량 상승했다”며 “2018년 캐나다의 혹독한 겨울 날씨 탓에 목재 가격이 치솟을 때 세웠던 이전 기록인 1000보드피트당 651달러를 훌쩍 넘었다”고 전했다.
목재 가격 상승은 재고가 크게 줄어든 영향이 크다. 목재 생산 업체들은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퍼지자 수요 급감을 예상하고 생산을 줄였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나기 전부터 미국 주택 건설 증가 등으로 목재 재고는 이미 대폭 감소한 상태였다. 여기에 최근 집 개조·인테리어 등을 위한 목재 수요가 증가해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재택근무 등으로 인한 인테리어 확산으로 홈디포·로스 등 주택용품 업체는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홈디포는 지난 2분기 매출이 380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3.4% 늘었다. 크레이그 머니어 홈디포 최고경영자(CEO)는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인테리어에도 많은 비용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위치정보 업체 우나캐스트에 따르면 지난 4월 이후 홈디포 매장을 찾은 방문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35% 이상 증가했다. 홈디포 경쟁 업체인 로스도 올 2분기 매출이 273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 늘었다. 로우스는 주주들에게 지급하는 분기별 배당금을 9%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마빈 엘리슨 로우스 CEO는 “소비자들이 다른 부문 지출을 줄이고 집 수리·유지에 지갑을 열고 있다”며 “회사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에 배당금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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