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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재난지원금, '선별 복지' 효과 분석 기회다 [여기는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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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서 코로나 2차 긴급재난지원금 논의가 급진전되고 있습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커지자 여야 양측에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죠. 여야간 차이가 있다면 여당쪽에서 1차 지원 때와 마찬가지로 전국민에게 지급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데 반해 야당에선 소득 하위 50% 등 저소득층 중심으로 지원하자는 의견이 대다수라는 점인 것 같습니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지급하는 것과 일부 계층을 상대로 지원하는 데는 각각 장단점이 있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한다면 소득 하위 50% 등 일부 계층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입니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무차별 지원보다 선별 지원이 재정도 아끼면서 효과가 크다는 막연한 주장을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2차 재난지원금을 일부 계층에만 지급한다면 복지정책의 핵심 논쟁꺼리중 하나인 '보편 복지'와 '선별 복지'의 효과를 비교 분석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란 점에서 그렇습니다. 만약 오는 9월말 추석 연휴 전에 2차 재난지원금을 소득 하위 50%나 30% 등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지급한다면 지난 5월 전국민에게 나눠줬던 1차 재난지원금 때의 효과와 비교 분석이 가능합니다. 같은 표본을 대상으로 수개월 사이에 이런 대규모 실증을 한 사례는 다른 나라에서도 매우 드물 것입니다.

사실 1차 재난지원금은 18조원 가까운 재정을 투입하고도 그 효과는 크지 않았다는 게 중론입니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총 17조9720억원을 1차 재난지원금으로 풀었지만 이로 인한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9조130억원으로, 투입액의 절반에 불과했다는 게 국회예산정책처의 분석입니다. 재난지원금 지급 이후 쇠고기 소비가 일부 늘었다는 얘기가 나왔지만 대부분 저축이나 기존 소비를 대체하는 데 쓰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런 현상은 상대적으로 소득탄력성(소득이 늘어남에 따라 소비가 증가하는 정도)이 적은 고소득층에서 두드러졌을 것으로 보는 게 상식입니다.

그렇다면 이번 기회에 2차 재난지원금은 소득 하위 50% 또는 30%의 취약계층에만 선별적으로 지원해 부가가치 유발 효과를 1차 때와 비교해 보면 어떨까요. 그동안 실증 분석 없이 논쟁만 일으켰던 전국민 지원과 선별 지원의 효과 차이가 뚜렷이 드러나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이 결과는 앞으로 지속될 보편 복지와 선별 복지의 효과성 논쟁에 큰 참고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복지 정책과 관련된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쟁 하나를 끝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얘기죠. 지원 대상을 절반 이하로 줄여 필요 재원을 아끼는 것은 덤입니다.

물론 2차 긴급재난지원금을 지원하지 않아도 될 만큼 당장 코로나 확산세가 잡히고 경제타격이 최소화되길 바랍니다. 현재의 재정 상태로 또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은 큰 부담이기도 합니다. 이미 올해 재정 적자는 세 차례 추가경정예산을 거치면서 111조원을 넘어설 전망입니다. 사상 최대치입니다. 국가 채무도 840조원에 육박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이 작년 38.1%에서 43.5%로 치솟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2차 대유행으로 취약 계층과 업종의 타격이 가시화되고,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이 꼭 필요하다면 이번엔 반드시 소득하위 50% 이하 계층에 대한 선별 지원이 이뤄져야 합니다.이를 통해 코로나 사태로 고통을 겪는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배가시키고, 이미 눈덩이 처럼 불어나고 있는 재정적자 폭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아울러 보편 복지와 선별 복지의 효과 차이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길 기대해 봅니다.

차병석 논설위원 chab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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