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21일(10:19)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 신용평가사가 롯데케미칼의 대규모 지분투자와 인수합병(M&A) 추진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비우호적인 업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규모 지분투자나 M&A가 향후 롯데케미칼의 신용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국신용평가는 21일 롯데케미칼의 올 상반기 실적을 점검한 뒤 "롯데케미칼이 지속적으로 M&A 추진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신용평가는 롯데케미칼에 AA+ 신용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최고 신용등급인 AAA의 바로 아래다.
롯데케미칼은 올 상반기 연결 기준 5조9578억원의 매출을 냈다. 영업적자는 531억원이다. 올 3월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손실 인식 등으로 1분기 860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뒤 2분기에도 실적 회복의 폭이 크지 않았다. LG화학이나 여천NCC 등의 석유화학 업체들이 저가 원재료 투입 효과 등으로 올 1분기 대비 2분기에 영업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된 점과 대비된다.
정세록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의 올 상반기 영업실적은 자체적인 추정 범위를 크게 벗어나진 않았다"며 "이 때문에 신용등급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적 저하에도 롯데케미칼의 올 상반기 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는 각각 37.2%, 17.1%로 우수하다.
정 연구원은 "대산 공장 화재사고 여파로 경쟁 업체에 비해 낮은 실적 개선 폭을 나타냈지만 일시적인 요인"이라며 "이익창출능력이 구조적으로 약화된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올 4분기 공장 정상 가동 계획을 세우고 있어 원가경쟁력을 회복할 것이란 설명이다.
다만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이후 중국 등 아시아 역내에서 다수의 설비 완공이 예정돼 있어 중기적으로 비우호적인 업황 전개가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롯데케미칼의 실적 전망과 신용도에 잠재적인 부담요인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한국신용평가는 향후 글로벌 수급과 국내 영업환경 변화, 롯데케미칼의 근본적인 이익창출능력 변화에 대한 관찰을 강화할 방침이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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