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 최재붕 성균관대 교수가 지난해 3월 펴낸 같은 이름의 책에서 세상에 처음 내놓은 말이다. 책의 부제는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 포노 사피엔스는 스마트폰을 필요할 때 잠깐 사용하는 ‘도구’가 하루 24시간 붙어 있는 신체의 일부처럼 사용하는 새로운 세대를 뜻한다.
최 교수는 《포노 사피엔스》에서 주로 이런 ‘포노족’들이 어떤 특징을 가지고, 어떤 삶의 패턴을 보이며, 세계 경제와 시장을 변화시키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신간 《CHANGE 9(체인지 나인)》에선 이들이 주도하는 새로운 ‘생각의 기준’이자 언어인 ‘포노 사피엔스 코드’를 설명하고, 우리 삶에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를 논한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창궐은 인류를 비접촉 방식의 생활로 강제 이동시켰고, 이로 인해 디지털 문명으로의 전환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가 됐다”며 “누구도 디지털 플랫폼에 기반한 포노 사피엔스 문명을 거스를 수 없게 됐다”고 말한다.
저자는 포노 사피엔스 코드를 아홉 가지 키워드로 소개한다. ‘메타인지’ ‘상상력’ ‘휴머니티’ ‘다양성’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회복탄력성’ ‘실력’ ‘팬덤’ ‘진정성’이다.
저자에 따르면 포노 사피엔스는 내가 무엇을 알고 모르고 있는지 정의하는 기준인 메타인지부터 달라진다. 신체의 일부인 스마트폰으로 ‘검색하면 모든 것을 알 수 있다’는 생각은 자신을 이전과는 다른 존재로 정의하게 한다는 것이다. 메타인지가 달라지니 문제를 보는 관점과 입력된 정보로부터 출발하는 상상력도 완전히 달라진다. 포노 사피엔스는 지적 능력과 함께 대인관계망도 크게 바뀌었다. SNS라는 새로운 네트워킹의 세계는 오프라인 세상보다 훨씬 더 감성에 대한 배려가 중시되는 공간이다.
저자는 비밀이 없는 사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포노 사피엔스 문명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마지막 코드인 ‘진정성’을 꼽는다. 개인 간 관계, 직장 내 인간 관계, 기업과 소비자의 관계, 유튜브와 구독자의 관계도 모두 진정성이 생명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새로운 문명에서는 말 하나, 행동 하나, 모든 것이 투명하게 드러난다”며 “지금까지의 세상에서도 중요했던 이들 키워드가 포노 사피엔스 문명으로 향하는 오늘날에 새로운 의미와 방향성을 갖게 됐다”고 설명한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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