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지도부가 18일 보수의 텃밭인 대구를 찾았다. 19일엔 진보의 텃밭이자 통합당에 불모지인 광주를 방문한다. 최근 통합당의 지지율 상승 추세를 이어가기 위한 ‘현장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대구 방문 첫 일정으로 대구시당에서 열린 전국 지방의회 의원 연수에 참석했다. 취임 후 첫 대구 방문이다. 온라인으로 열린 이날 연수에서 김 위원장은 예상과 달리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를 화두로 꺼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은 2012년 대통령 선거 당시 국민에게 한 약속을 당선된 후 글자 하나 남기지 않고 지우는 우를 범했다”며 “그렇게 시작한 정권은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이 내세운 ‘경제 민주화’ 공약을 취임 후 제대로 추진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당시 공약을 주도한 사람이 김 위원장이다.
그는 연수 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4·15 총선처럼 큰 패배를 당한 적이 없다”며 “위기를 극복하려면 전면적으로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인구) 50% 이상 운집해 사는 수도권 선거를 적당히 안일하게 넘어가선 생존이 불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던 지난 주말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반(反)문재인’ 집회에 대해 “틀림없이 바람직하지 않은 행위”라고 비판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로 상징되는 극우파 진영과 거리를 두려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김 위원장은 최근 청와대가 제안한 여야 대표 회동과 관련해서는 “청와대 정무수석이 찾아와 문재인 대통령이 같이 식사를 했으면 좋겠다고 해 ‘할 얘기도 없는데 시기를 봐서 대화할 소재가 있으면 하자’고 했는데 갑자기 통합당이 회동을 거절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선 “의도와 형식, 목적이 맞다면 만날 수 있다”고 밝혔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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