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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발가락 휘는 '하이힐병'…녹는 핀 활용한 수술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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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힐병으로도 불리는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바깥쪽으로 휘는 질환이다. 발을 노출해야 하는 여름이 되면 무지외반증 수술을 고민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진호선 목동힘찬병원 족부클리닉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무지외반증은 볼이 좁고 굽이 높은 힐을 자주 신는 여성에게 많이 발생한다”며 “엄지발가락이 바깥쪽으로 휘어 육안으로도 바로 확인할 수 있어 여름에 고민이 커진다”고 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7~8월 국내에서 무지외반증으로 의료기관을 찾아 진단받은 환자는 다른 때보다 10% 정도 많았다. 무지외반증으로 발가락이 휘면 돌출된 부위에 염증과 통증이 생긴다. 엄지가 변형돼 체중을 지탱하는 기능이 사라지면 두 번째, 세 번째 발가락에 더 큰 힘이 실려 다른 발가락까지 변형된다.

무지외반증으로 발이 변형됐다고 바로 수술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통증이나 휘어진 정도에 따라 보조기, 특수 신발 착용 등을 해본 뒤 6개월 넘게 통증이 지속되면 수술을 고려한다.

수술은 돌출된 뼈를 깎고 휘어진 각을 교정해 핀이나 나사로 고정하는 방법이다. 환자 상태에 따라 절개 부위와 교정 방법 등이 다르지만 대개 수술 6~8주 후 뼈를 고정하기 위해 넣은 핀이나 나사를 없애는 2차 수술을 한다. 수술 시간은 20~30분 정도로 짧고 수술 후 3일 안에 퇴원할 수 있지만 수술을 두 번이나 해야 한다는 것은 환자에게 부담이다.

최근에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녹는 핀을 사용한 수술이 늘고 있다. 몸속에서 녹는 생체 흡수성 성분 핀을 활용해 수술을 한 번만 해 무지외반증을 교정한다. 진 원장은 “녹는 핀은 뼈가 붙는 데 필요한 기간인 24주 뒤부터 몸속에 흡수되기 시작한다”며 “지금까지 뼈가 붙지 않거나 제대로 붙지 않아 2차 수술을 해야 하는 사례는 없었다”고 했다.

핀을 없애기 위한 2차 수술을 하지 않기 때문에 병원비 부담은 물론 2차 수술에 대한 부담도 줄일 수 있다. 환자 만족도가 높은 이유다. 2016년부터는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진 원장은 “오차 없이 정확한 위치에 핀을 고정해야 부작용과 재발을 막을 수 있다”며 “전문의의 다양한 임상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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