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명이 사망하고 5명이 실종된 의암호 보트 전복사고와 관련, 폭우가 내리고 댐 방류로 유속이 빠른 위험한 상황인데도 누가 이들에게 작업지시를 내렸는지에 대해 경찰이 7일 수사에 들어갔다. 춘천시는 “자체 조사 결과 파악이 어려웠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족과 실종자 가족들은 “비가 오는 상황에서 상부 지시 없이 작업을 했겠느냐”며 철저한 진상규 명을 요구했다.
이재수 춘천시장은 7일 시청에서 기자 브리핑을 열고 “이번 전복사고의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과했지만 누가 수초섬 고정작업을 지시했는지에 대해서는 “경찰 수사를 지켜봐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이 시장은 “자체 조사를 벌였지만 누가 지시를 내렸는지 명확히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시는 경찰 조사와 별도로 자체 관련자 진술과 휴대폰 통화 시간대를 추정, 수초섬 고정 작업을 처음에는 업체 직원들이 한 것으로 파악했다.
그러나 실종된 담당 공무원이 당시 상황을 어떻게 알게 됐고 현장에 나갔는지, 또 담당공무원이 기간제 근로자에게 지원 요청을 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다만 시는 담당계장이 “떠나가게 내버려둬라, 사람 다친다, 기간제 근로자 절대 동원하지 말라”고 지시한 내용을 확인했다고 했다.
실종자 가족과 유가족들은 “현재까지 공개된 사고 경위를 믿을 수 없다”며 “폐쇄회로TV(CCTV)와 사고 당시 녹취를 공개하라”고 요구 중이다. 사고 당시 의암호에는 엿새째 집중호우가 쏟아지고 있었고 의암댐이 수문을 개방해 유속이 빨라진 상황이었다.
전날 사고 현장을 찾은 정세균 국무총리는 댐이 방류 중인데도 인공 수초섬을 고정하려다 사고가 난 데 대해 “떠내려가게 둬야지 판단을 잘못한 것 아니냐. 너무 기가 막힌다”며 “어처구니가 없어서 뭐라고 이야기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 6일 강원 춘천의 의암댐에서 선박 3척이 전복돼 8명 중 1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됐다. 이들은 급류에 떠내려가는 하트 모양의 인공 수초섬 고정 작업에 나섰다가 참변을 당했다. 실종된 선박 3척 중 경찰정이 7일 오전 사고 지점으로부터 14㎞ 떨어진 하류에서 발견됐으나 실종자는 발견하지 못했다.
춘천=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