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임대차 3법'을 통과시킨 데 이어 '표준임대료'까지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표준임대료란 전·월세 인상률 상한을 법으로 정하는 것에서 나아가, 전·월세 가격 자체를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정하자는 것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윤호중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 11명은 지난달 14일 임차인이 안정적으로 계약갱신을 청구할 수 있도록 권리를 보장하고 표준임대료를 근거로 임대료와 임대료 인상률을 정하는 내용의 주택임대차보호법과 주거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민주당 부동산태스크포스(TF) 단장이자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인 윤후덕 의원은 5일 국회에서 부동산대책 당정청 회의를 가진 후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표준임대료 부분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논의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정부여당의 움직임에 '반자본주의적인 정책'이라며 한목소리로 비판을 하고 나섰다. 다음은 전문가들과의 일문일답.
'표준임대료'가 집값 잡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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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주임교수 : 결국 시장을 강제하겠다는 이야기다. 강제하면 당연히 집값은 잡힐 것이다. 그렇지만 강제하는 것 자체가 반시장적이라고 볼 수 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 지금까지보다 더 위험한 생각이다. 시장에서 결정할 것을 자꾸 정부가 결정하려고 하니까 희한한 성격의 정책이 나온다. 강제하기는 굉장히 어려울 것이다. 모든 수익사업에 등급을 매기는 것이 가능하겠는가. 시장에서 사례별로 결정하면 되는 문제. 작위적인 성격을 하는 것 자체가 문제다.
말 그대로 반자본주의 성격을 띠는 정책이라고 볼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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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중 교수 : 정부가 거래까지도 제한하는데 임대료까지도 제한한다는 것은 부동산 자체를 개인 소유를 공유화시키려는 것으로 공유화시키게 된다면 사유재산을 침해하는 쪽으로 갈 수 있다. 이는 시장주의를 부정하는 일들이다. 노력한 대가 만큼 너무 규제를 강화하면 시장이 죽어버릴 수도 있다. 공급은 안 하고 규제만 되고 있는 것. 정부가 국민을 신뢰하지 못 하는 것 같다.
조동근 명예교수 : 시장에서 결정할 것을 왜 인간의 인식이나 지혜로 결정하려고 하는가. 모든 것에 시장에 녹아있기 때문에 정책이 쫓아갈 수가 없다. 많은 사람의 의사 결정이 녹여져 있는데 왜 정부가 개입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실제로 도입이 된다면 향후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될 것이라고 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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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중 교수 : 집권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정책이 되리라 본다. 모두 규제 일변도로 가기 때문에 시장이 투명성을 강조하는 것은 좋은데, 정부가 국민을 신뢰하고 믿지 않으니 너무 한꺼번에 바꾸려 하고 있다.
조동근 명예교수 : 부동산 시장을 자극해서 좋을 것이 없다. 긁어서 부스럼을 낸다는 이야기처럼 침착하게 안정을 취하면 될 일을 문제로 더 키우고 있다. 그런 식으로 정부가 들어가서 무엇을 하겠다는 생각 자체로 인해 부동산 시장 실패를 이끌어낼 것으로 본다. 임대차 3법도 결국 강자 약자를 나누다 보니 약자의 편만 들은 것이고 이로 인해 시장이 깨지려 하고 있지 않은가.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