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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역설…4년 만에 '효자'된 태블릿 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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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30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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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년째 하락세를 걷고 있는 태블릿 PC 시장이 모처럼 반등에 성공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영향에 원격 수업, 화상 회의 등 '대화면' 기기의 수요가 늘면서다.

    4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세계 태블릿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6% 급증한 3750만대로 집계됐다. 이 기간 출하량 1위 애플은 전년 대비 19.8%가 증가한 1424만9000대의 아이패드를, 2위 삼성전자는 702만4000대의 갤럭시 탭을 출하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무려 39.2% 늘어난 수치다.

    태블릿 시장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하락세였다. 시장조사업체 IDC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출하량 기준 세계 태블릿 시장 규모는 1억4410만대로 전년도 1억4620만대에서 1.5% 감소했다. 올해 역시 부정적인 전망이 나왔다. IDC는 향후 2023년까지 태블릿 출하량이 해마다 4.4%씩 감소할 것으로 봤다.

    이처럼 태블릿의 입지가 점차 좁아지자 관련 사업에서 손을 떼는 기업들이 많아졌다. 태블릿은 스마트폰에 비해 교체주기가 길고, 대화면폰에 밀린다는 판단에서다.

    구글은 2018년 '픽셀 슬레이트 태블릿'을 선보인 이후 후속 모델을 내놓지 않았다. 2013년 'G패드'로 태블릿 시장에 뛰어든 바 있는 LG전자는 지난해 'G패드 5'를 출시한 이후 신제품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부정적인 전망과 달리 올 2분기는 태블릿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코로나19 충격이 본격화되며 촉발된 재택 근무, 온라인 강의 등 언택트(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며 태블릿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2분기 삼성전자와 애플을 비롯해 화웨이 아마존 레노버 등 상위 5개 제조사의 출하량은 모두 증가했다.

    카날리스는 리포트에서 "원격 작업, 학습과 여가를 편하게 하기 위한 기본 컴퓨터 성능과 더 큰 화면을 저렴한 가격에 원하는 소비자와 기업에 의해 2분기 수요가 늘었다"며 "공급업체는 새로운 수요를 충족하려 생산을 늘릴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꾸준히 태블릿 사업에 공을 들여온 제조업체다. 삼성전자는 2010년 처음 태블릿 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이후 국내 업체 중 유일하게 지속적으로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2분기 17%에 그쳤던 글로벌 태블릿 시장 점유율은 올해 18.7%까지 올랐다.

    삼성전자 태블릿은 올 2분기 코로나19 여파로 위축된 스마트폰의 실적을 상당 부분 보완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2분기 무선사업부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5700만대, 태블릿 판매량은 700만대다. 지난해 2분기엔 각각 8300만대, 500만대를 팔았다. 올 2분기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의 평균판매가격(ASP)은 약 31만원(266달러)으로 전년 동기(210달러) 대비 26.7% 늘었다.

    2010년 처음 태블릿 시장에 진출한 삼성전자는 갤럭시 탭 A(보급형)·S(프리미엄) 시리즈로 라인업을 다변화하며 여러 제품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에는 '갤럭시 탭A 10.1' '갤럭시 탭S5e' '갤럭시 탭S6' 등을 선보였다. 올해에도 세계 최초 5세대(5G) 이동통신 태블릿 '갤럭시 탭S6 5G'와 갤럭시 탭S6의 보급형 '갤럭시 탭 S6 라이트' 2개의 신제품을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5일 '갤럭시 언팩'을 통해 12.4인치(프로)와 11인치의 '갤럭시 탭 S7' 시리즈를 공개할 예정이다. 특히 갤럭시 탭 S 시리즈 중 최초 12인치 이상 대형 화면을 갖춘 신제품을 통해 애플의 아이패드 프로가 점령한 12인치 대형 태블릿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보급형 A 시리즈 제품도 곧 내놓을 예정이다.

    태블릿은 앞으로도 삼성전자에게 중요한 사업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 2분기 실적발표 이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의 경우 휴대폰과 태블릿 모두 전분기 대비 판매량 상승이 예상된다"며 "ASP도 전분기 대비 상승이 예상된다"고 했다.

    애플은 2분기 글로벌 태블릿 시장의 38%에 달하는 점유율을 차지하며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애플은 아이패드 1세대를 출시한 2010년부터 태블릿 시장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아이패드는 2분기 애플의 '깜짝 실적'을 달성하는 데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아이패드는 코로나19로 인한 오프라인 매장 폐쇄 영향 등으로 소폭 성장하는 데 그친 주력 제품 '아이폰' 매출의 공백을 메꿨다.

    2분기 실적발표에서 애플은 아이패드가 전년 동기 대비 31% 성장한 약 7조8600억원(66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약 5조8300억원(49억 달러)를 훌쩍 넘는 수치로, 애플 제품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애플은 올해 아이패드 프로를 11인치와 12.9인치 두 가지 화면 크기로 출시하고 '매직 키보드'를 선보인 바 있다. 애플은 오는 10월 말 아이패드 프로 신제품을 또 내놓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는 베젤(테두리)을 크게 줄인 소형 태블릿 8.5~9인치 '아이패드 미니'가 나온다는 전망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폴더블폰이 나오고 스마트폰의 화면도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태블릿은 뛰어난 필기를 자랑하는 스마트펜, PC를 일정 부분 대체할 수 있는 등 태블릿만이 가지는 장점이 존재한다"며 "앞으로 태블릿 시장이 커질지 혹은 줄어들지는 단언하기 어렵지만 고정 수요는 계속 존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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