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대한호국단 등 시민단체는 4일 3년 전 뉴질랜드 근무 당시 현지 직원을 성추행한 사건을 외교부가 방치했다며 사과를 촉구했다.
자유대한호국단, 자유의바람, 청년포럼시작 등은 4일 서울 외교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대국민 사과를 하고 해당 외교관을 뉴질랜드로 보내 성실히 수사받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상종 자유대한호국단 대표는 "대한민국 국민을 전 세계에 망신시킨 일에 대해 사과 한마디도 하지 않는 외교부와 문재인 대통령에게 일반 국민들이 이 문제를 얼마나 개탄스럽게 생각하는지 알리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고 했다.
2017년 말 주뉴질랜드 대사관에서 근무했던 고위 외교관 A씨는 현지인 남성 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뉴질랜드 사법 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다. 외교부는 2019년 2월 A씨에게 '감봉 1개월'의 경징계를 내렸고, 전날인 3일에는 귀임 발령을 냈다.
시민단체들은 "이번 성추행 사건을 인식했으면서도 2년이 지난 지금까지 방치해 국제적인 망신을 사게 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외교부는 과거 외교관들의 성범죄가 빈발하자 '성 비위 무관용 원칙'을 천명하며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시민단체들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합당한 조치를 신속하게 이행하는 게 그나마 대한민국의 위상을, 국민들의 자존심을 지키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종료 후 외교부에 사과를 촉구하는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앞서 이날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A씨를 성추행·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또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 대해서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장을 제출했다.
대책위는 "외교부에서는 성추행 사건을 개인 문제로 치부하는데, 이는 국민을 기만하고 대통령을 모독하는 것"이라며 "성추행을 저질러 국가 명예를 크게 훼손한 A씨에 대해 신속하고 공정한 법 적용이 필요하다. 잘못한 것이 있으면 한국에서 엄히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