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480.98

  • 24.17
  • 0.98%
코스닥

692.98

  • 1.49
  • 0.21%
1/4

[마켓인사이트][PEF의 밸류업 사례탐구]18.코로나 여파에도 성장 중인 할리스커피‥IMM PE의 맞춤형 전략 통했다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이 기사는 07월27일(14:09)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IMM 프라이빗에쿼티(PE)가 프리미엄 커피 업체 투자를 검토한 것은 2013년이었다. 스타벅스, 커피빈, 투썸플레이스, 까페베네 등 유명 체인 브랜드 업체들이 주요 상권 곳곳에 이미 자리잡은 터였다. 프리미엄 커피시장은 이미 포화시장이라는 평가가 많았지만 IMM PE는 성장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프리미엄 커피 시장은 과거 몇 년간 매년 9%대의 꾸준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었던 데다 1인 가구 증가, 카페 이용의 보편화 등으로 커피에 대한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고심 끝에 인수하기로 결정한 업체는 국내 커피 체인브랜드 할리스였다. 할리스는 규모는 작지만 수익성 면에선 성과가 좋았고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었다. IMM PE는 2013년7월 할리스 지분 93%를 약 800억원에 인수했다.

◆핵심 상권에 직영점 늘리고 대중적 브랜드로 탈바꿈

IMM PE가 할리스를 인수한 뒤 가장 먼저 한 일은 서울 광화문 세종로에 3층 규모의 대형 직영점을 낸 것이었다. 핵심 상권에 진입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였다. 할리스 기존 경영진 대다수가 반대한 결정이었다. 할리스 매장들은 주로 주거지 근처에 위치했는데, 시내 핵심 상권에 진입할 경우 임대료 등을 감안하면 수익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IMM PE는 할리스를 대중적이고 친숙한 브랜드로 키워내기 위해선 반드시 다른 브랜드와 정면 승부를 벌여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후 서울 강남역, 이태원, 부산 해운대 등 전국 주요 상권에 대형 직영점을 잇따라 냈다.

판단은 적중했다. 할리스는 동네 카페 이미지에서 벗어나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찾는 커피 브랜드로 올라섰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원 조사 결과 소비자 만족도가 가장 높은 커피 브랜드로 선정됐다. 현재 직영 매장은 30여개에서 100여개로 늘었다. 10% 수준에서 20%으로 늘렸다. 매출 부문에서도 직영점 비중이 상당히 높다.

◆맞춤형 컨셉 전략으로 오래 머무르고 싶은 공간으로 변모

IMM PE는 할리스를 오래 머무르고 싶은 편안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도 시도했다. 다른 브랜드들이 공간 회전율을 높이기 위해 불편한 의자를 배치하는 것 등과 다른 정반대 결정이었다.

이를 위해 2014년 직영 본부를 신설하고, 맞춤형 컨셉 전략을 추진했다. 카페를 이용하는 목적이 소비자마다 다르다는 판단에서였다. 대학가 근처의 매장에는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을 염두에 두고 콘센트를 늘리고 도서관처럼 칸막이 좌석을 만들었다. 주택가 근처 매장에는 어린 자녀를 데리고 오는 주부를 겨냥해 신발을 벗고 편하게 앉을 수 있는 키즈카페 같은 좌식 스타일 공간을 배치했다. 오피스 근처 매장은 1층은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공간으로, 2층은 대형 탁자를 배치해 오픈형 도서관 같은 공간으로 꾸몄다. 지난 4월에는 애완견을 데리고 산책하는 소비자를 겨냥해 ‘펫존(Pet zone)’이 있는 매장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산책 도중 애완견을 잠시 맡겨놓고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든 것이다.

음료 외 메뉴도 보강했다. '혼밥족'을 겨냥해 케익 등 디저트 위주 메뉴에서 샌드위치, 오믈렛 등 간단하면서도 맛있게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는 메뉴를 늘렸다. 이제는 커피점이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공간을 넘어 일상 생활을 소비하는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김유진 대표 중심으로 글로벌 인재 영입

IMM PE는 2017년 할리스 기업가치를 올리기 위해 또 한 번의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할리스 인수부터 관리를 맡았던 김유진 당시 IMM 상무를 대표직으로 파견했다. 할리스 수장이 된 김 대표는 현장 매장 아르바이트 근무부터 시작했다. 평일에는 할리스 본사에서 총괄업무를 하다가, 주말에는 직접 매장을 찾아 주문받는 일부터 음료 제조, 청소 등 관리를 했다. 3개월에 걸쳐 전국의 10여개의 매장을 돌며 현장 상황을 파악하는데 주력했다. 현장을 알아야 회사 전체 운영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는 책임감 때문이었다. 이 때의 경험은 김 대표에게 귀중한 자산이 됐다. 김 대표는 본사에 복귀한 뒤 매장 포스 시스템을 교체하고, 커피 내리는 기계를 자동머신으로 바꿨다. 매장 내 바 구도도 표준화 작업도 했다. 현장 근무시 당시 비효율성, 불편한 점을 직접 경험한 김 대표만이 내릴 수 있는 결정이었다.

2018년에는 신유정 브랜드전략 이사를 영입했다. 신 이사는 프록터앤드갬블(P&G)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브랜드 전략통이었다. 김 대표는 당시 신 이사가 적임자로 판단하고 태국에서 근무 중이던 그를 적극 설득해 영입했다. 신 이사는 디즈니와 협업해 다이어리 출시하고, 올해는 폴딩카트 등을 출시해 소비자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는데 성공했다.

IMM PE의 다양한 시도 끝에 할리스는 국내 대중 커피 체인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IMM PE에 인수되기 전인 2013년 384개에서 현재 전국 매장 560개로 늘었다. 매출도 크게 늘었다. 할리스 매출은 2013년 686억원에서 지난해 1649억원으로 약 2.5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0억원에서 155억원으로 늘었다. 기업의 현금흐름 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상각전 영업이익(EBITDA)는 99억원에서 474억원으로 증가했다. 할리스 커피는 올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 속에서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할리스를 새롭게 탈바꿈 시킨 IMM PE는 올해 하반기 거래 종결을 목표로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수의 국내외 사모펀드, 대기업 등이 관심을 가지면서 매각작업도 순항하고 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 염색되는 샴푸, 대나무수 화장품 뜬다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