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자동차가 일부 자동차 부품 하청업체에 부품 가격을 인하해 줄 것을 요청했다. 4만여곳에 달하는 하청업체와 매년 4월과 10월 두차례 부품가격을 조정하는 도요타가 도중에 가격인하를 요청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요타가 엔진과 구동장치 관련 부품회사에 문서 등을 통해 부품가격 인하를 요청했다고 27일 보도했다. 엔진과 구동장치 부품에 사용되는 특수강 가격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2019년 10월~2020년 3월)와 비교해 t당 7000엔(약 8만원) 정도 떨어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세계적인 확산으로 자동차 업황이 위축되는 한편 원재료 가격이 떨어지자 도요타가 비용절감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도요타는 연 2회(4월, 10월) 하청업체와 부품 가격을 조정한다. 이례적인 추가 가격조정으로 인해 4만곳(2차 하청업체 포함)에 달하는 도요타 하청업체들의 수익성도 악화될 전망이다.
도요타도 부품회사들의 경영파탄으로 공급망이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같은 부품이라도 일률적으로 가격을 정하지 않고 하청회사의 사정에 맞춰 각각 가격협상을 진행할 방침이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도요타는 올해 전세계 자동차 판매대수가 890만대로 지난해보다 15%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연결 영업이익도 80% 가까이 감소할 전망이다. 코로나19가 계속해서 확산하고 있어 자동차 업황도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지난 5월12일 2019회계연도(2019년 4월~2020년 3월) 실적발표회에서 도요타 아키오 사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판매량 하락 폭이 크지만 어떻게든 흑자는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