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이 최성수기로 접어들고 있지만 서울 호텔업계의 '눈물의 할인전'은 끝나지 않은 분위기다.
일부 럭셔리 호텔을 제외하면 해외 관광객을 주 고객으로 둔 서울 호텔들이 대부분 빈방을 예년만큼 채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성수기로 접어든 7월에도 홈쇼핑과 전자상거래(e커머스)를 중심으로 서울 소재 호텔 특가 판매가 진행되고 있다. 이달 19일까지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하는 '2020 특별 여행주간'과 맞물려 대거 할인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주 티몬이 '2020 썸머브레이크' 행사 대표상품으로 내세운 서울 4성급 호텔 강남 노보텔 앰배서더 객실 상품은 1박당 8만9900원부터 풀렸다. 9월 30일까지 예약 일정이 열리자 판매기간 사흘간 약 600건(객실 1박 기준)의 주문이 몰렸다.
홈쇼핑에서도 호캉스 특가 할인전은 이어지는 분위기다. 이달 11일 현대홈쇼핑은 5성급 호텔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의 '호캉스(호텔+바캉스)' 패키지를 선보였다. 올해 12월 20일까지 묵을 수 있는 2인 조식과 디럭스룸을 묶은 패키지를 14만9000원부터 한시 판매했다.
현대홈쇼핑은 앞서 지난달 5성급 서울드래곤시티 노보텔 앰버서더 서울 용산 호캉스 패키지와 4성급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남산 호텔 숙박권을 판매한 데 이어 연속적으로 호텔 숙박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5월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가 서울 시내 5성급 호텔 중 처음으로 GS샵에서 패키지 상품을 선보여 호응을 얻은 데 이어 다양한 호텔이 홈쇼핑으로 창구를 튼 분위기다.
한발 앞서 ‘라방(라이브 판매방송)’으로 MZ세대(밀레니얼 세대+1995년 이후 태어난 Z세대) 공략에 나선 곳도 있다.
롯데호텔은 5성급 호텔인 롯데호텔 월드의 호캉스 상품을 지난 13일 라이브 커머스 '잼라이브'를 통해 정상가격 대비 최고 70%까지 할인된 가격에 선보였다. 디럭스룸 1박과 함께 조식 2인 또는 어트랙션(롯데월드·롯데월드 아쿠아리움·서울 스카이 중 1개 선택) 티켓 2매 중 1가지 혜택이 따라오는 패키지 상품 가격이 18만9000원부터 시작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속 휴가객들이 제주 등 국내 여행지로 몰리고 있지만 서울 호텔은 호캉스 고객 외에는 공실을 채우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호캉스족이 많이 찾는 일부 럭셔리호텔을 제외하면 서울 시내 호텔은 주말 투숙률이 20% 수준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티몬이 지난 1일부터 10일간 7~8월 호텔과 펜션, 캠핑 등 지역별 예약 순위를 조사한 결과, 1위는 제주, 2위는 경기, 3위는 강원으로 집계됐다.
티몬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예약이 가장 상대적으로 낮았던 지역은 서울, 전북, 충북이었다"며 "한때 도심 호캉스가 유행하며 서울 시내 호텔들이 인기 여름 휴가지로 부상했으나, 휴가시즌 만큼은 도심을 벗어나가고자 하는 심리가 반영되면서 서울 지역 예약 순위가 다소 낮아졌다"고 해석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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