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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주택지 맨해튼 아파트값, 2분기에만 18%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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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주택이 밀집해 있는 미국 뉴욕 맨해튼의 부동산 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역대급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2일(현지시간) 미 부동산업체 더글러스엘리먼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맨해튼의 아파트 매매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54% 급감했다. 최소 30년 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세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지난달 거래된 건수만 보면 1년 전보다 76% 줄었다.

올 2분기에 매매된 맨해튼 아파트의 중간값은 작년 동기보다 17.7% 떨어진 100만달러(약 12억원)를 기록했다. 역시 10년 만의 최대 하락폭이다.

야외 공간과 ‘홈 오피스’를 갖춘 주택 수요는 늘었지만 엘리베이터나 로비에서 다른 입주민과 접촉할 가능성이 높은 아파트의 경우 수요자들이 많지 않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자들의 얘기다. 중개업체 브라운해리스 스티븐스의 베스 프리드먼 대표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올 가을 학기 때도 원격 수업이 계속된다면 맨해튼을 떠났던 학부모들이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심장부’의 집값이 급락했으나 서울 아파트값은 되레 오르면서 두 지역 아파트값은 별 차이가 나지 않게 됐다. 국민은행의 지난달 KB주택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서울지역 한강 이남 11개구의 아파트 중간값은 11억6345만원이었다.

대표적인 고가 주택지인 맨해튼뿐만 아니라 미국 전체적으로 주택 판매량은 급감세다. 전미 부동산중개협회에 따르면 작년 12월 10.4%(전년 동기 대비) 늘었던 주택 판매량은 코로나19가 본격화한 올해 3월 0.8%로 뚝 떨어진 데 이어 4월 -17.2%, 5월 -26.6%로 급감했다.

향후 미 부동산 시장 동향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언제 꺾이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NYT는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으로 들어가고 단계별 경제 정상화가 시작되면 부동산 시장이 조금씩 회복할 것으로 관측했다. 봉쇄령 탓에 아파트 내부를 직접 둘러보기 어려웠던 잠재 수요자들이 3분기부터 매매시장 회복을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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