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의 액션 대작 ‘뮬란’(사진)이 개봉 날짜를 연기했다. 당초 7월 개봉을 예고했던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신작 ‘테넷’에 이어 ‘뮬란’도 개봉을 미룸에 따라 연중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7월 말~8월 초 극장가는 한국 영화 3파전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28일 버라이어티와 AFP 등 외신에 따르면 디즈니는 ‘뮬란’의 개봉일을 7월 24일에서 8월 21일로 연기했다.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한 데 따른 것이다. 디즈니는 성명을 통해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뮬란’ 개봉 계획이 바뀌었다”며 “우리는 상황이 요구하는 대로 유연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디즈니는 “이 영화의 힘과 희망, 인내의 메시지에 대한 우리의 믿음은 바뀌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뮬란’은 중국 남북조시대 여성 영웅의 이야기를 다룬 디즈니의 동명 애니메이션(1998)을 실사화한 작품이다. 중국 현지에서 촬영했고, 중국 스타 배우 류이페이(유역비)가 주연을 맡았다. 디즈니는 애초 지난 3월에 ‘뮬란’을, 5월에 ‘블랙 위도’를 개봉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7월과 11월로 연기했다. 디즈니가 재차 ‘뮬란’의 개봉을 연기한 것은 영화 최대 시장인 중국이 아직 극장 영업을 하지 않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중국 정부는 1월 24일 전국 영화관을 폐쇄한 뒤 3월 20일부터 사흘간 500여 곳을 열도록 허용했지만, 3월 28일부터 다시 폐쇄 명령을 내렸다.
워너브러더스도 7월 17일 개봉할 예정이던 ‘테넷’을 7월 말로 연기한 데 이어 다시 8월 12일로 미뤘다. 미국의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개봉 일정이 더 미뤄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19로 침체한 극장산업을 회복할 구원투수로 기대를 모은 할리우드 대작들이 모두 8월 중순 이후로 물러나면서 여름 성수기 극장가는 한국 영화들의 격전장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연상호 감독의 한국형 좀비 영화 ‘반도’가 7월 15일 개봉을 확정했다. 극장가의 올여름 기대작 중 유일하게 7월에 개봉한다. 황정민·이정재 주연의 범죄 액션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홍원찬 감독), ‘강철비’의 속편 격인 ‘강철비2:정상회담’(양우석 감독)이 8월 초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한 배급사 관계자는 “국내 여름 극장가는 한국 영화 화제작들끼리 경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해당 배급사들로서는 나쁜 소식이 아니다”고 말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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