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금융세제 선진화를 추진하면서 2022년부터 채권과 파생상품, 파생결합증권의 이익과 양도소득 등을 금융투자소득으로 일원화하기로 한 것은 복잡성을 탈피해 투자자의 혼란을 막고, 과세형평을 높이기 위해서다.
배당소득으로 분류돼 손실이 난 경우에도 세금을 내야 했던 불합리한 체계를 정비하고, 고소득자일수록 혜택을 받기 쉬웠던 비과세 항목도 세금 부과 대상으로 조정했다. 종류에 따라 소득 분류와 과세 여부가 달랐던 파생결합증권의 이익과 양도차익을 모두 금융투자소득으로 보기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파생결합증권은 기초자산의 가격변동과 연계해 지급 또는 회수금액이 결정되는 권리가 표시된 증권이다. 특정 주식이나 주가지수의 변화에 연계한 주가연계증권(ELS), 신용이나 실물자산 가격 등의 변화에 연계되는 기타 파생결합증권(DLS), 기초자산 가격이나 지수 변동에 연계되는 상장지수증권(ETN), 주식워런트증권(ELW) 등이 이에 해당한다.
기존 과세 체계에선 ELS와 ETN(주가연계형 제외)의 상환 또는 환매 시 발생하는 이익은 배당소득으로, ELW의 이익은 양도소득으로 각각 분류돼 복잡하고 혼란스럽다는 지적이 있었다. 특히 배당소득은 개념적으로 손실이 될 수 없기 때문에 ELS에서 손해가 난 경우에도 배당소득세를 내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원본 손실 위험이 있는 금융투자상품 특성에 대한 고려가 미흡했던 것”이라며 “조세합리성을 높이기 위해 과세 체계를 바꿨다”고 설명했다.
10%의 세율이 적용되던 주가지수 관련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 양도소득은 금융투자소득으로 분류되며 세율이 20%로 사실상 오른다. 해외 파생상품시장의 경우에도 같은 세율이 적용된다.
비과세 항목이던 개별종목에 대한 파생상품은 금융투자소득으로 분류돼 과세한다. 이 중 장외파생상품은 금융투자 계좌 잔액이 5000만원 이상이거나 연소득 1억원 이상, 부부합산 순자산 5억원 이상 등의 조건을 만족해야 투자할 수 있어 고소득층의 조세 회피를 위한 투자상품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기재부 관계자는 “고소득층일수록 과세에서 제외되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채권과 파생결합증권(ELS, DLS)의 거래에 따른 양도소득도 비과세 항목이었지만 금융투자소득으로 분류돼 손익이 합산된다. 채권과 파생상품 소득은 해외주식, 비상장주식 소득과 묶어 250만원을 공제한 뒤 세금을 부과한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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