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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진 "코로나 치료제 내년 1분기 허가 완료…500만명분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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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인 셀트리온이 다음달 16일부터 임상1상 시험에 들어간다. 내년 1분기엔 500만 명이 맞을 수 있는 코로나19 치료제를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국내 첫 코로나 신약 1상 돌입

서정진 회장은 2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스타트업 행사 ‘넥스트라이즈 2020’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 이같이 밝혔다. 셀트리온은 동물을 대상으로 약효·독성 등을 알아보는 전임상을 진행해왔다. 햄스터를 대상으로 한 임상을 끝냈고, 이날부터 원숭이를 대상으로 투약을 시작했다.

서 회장은 올해 모든 임상시험을 마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그는 “내년 1분기엔 허가 절차가 완료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허가 절차 진행과 동시에 500만 명에게 쓸 수 있는 치료제를 비축해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제품 재고 추이를 감안해 기존 제품 생산량을 줄이고 코로나19 치료제 생산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국내와 해외용으로 각각 100만 명분과 400만 명분을 준비할 예정이다.

현재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새로운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해 임상1상 시험에 들어간 사례는 없다. 코로나19 치료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국내 임상시험 승인을 받은 13건은 모두 약물 재창출에 해당한다.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하던 길리어드의 렘데시비르처럼 다른 질환 치료제로 이미 쓰이거나 개발 과정에 있는 약물이었다.

셀트리온이 임상을 준비 중인 치료제는 코로나19 회복 환자의 면역단백질을 이용한 항체치료제다. 항체치료제는 회복환자에게서 혈액 샘플을 채취한 뒤 후보군을 선별해 최종 후보물질을 정한다. 이후 동물실험,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거쳐 개발된다.

항체치료제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빠른 곳은 다국적 제약사 일라이릴리다. 이 회사는 지난 1일 임상1상을 시작했다. 셀트리온은 이보다 한 달 정도 늦은 셈이다.

램시마 맞은 뒤 1주일 만에 코로나 완치

셀트리온은 이탈리아 밀라노의 한 국립병원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램시마를 맞은 뒤 1주일 만에 완치 판정을 받은 사례가 보고됐다고 발표했다. 해당 사례는 소화기계 국제학술지인 거트(Gut)에 연구논문으로 게재됐다. 램시마는 셀트리온이 2012년 출시한 류머티즘관절염, 염증성 장질환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자가면역질환인 궤양성 대장염을 앓던 30대 환자가 코로나19에 감염돼 중증으로 악화됐으나 램시마를 투여받고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이달부터 영국 옥스퍼드대 등과 손잡고 램시마가 전신에 강력한 항염증 효과를 일으켜 사이토카인 폭풍을 잠재울 수 있을지 연구를 시작했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인체가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물질을 과도하게 분비해 면역체계가 정상 세포를 공격하는 증상이다. 서 회장은 “옥스퍼드대와 진행 중인 임상연구 성과가 잘 나오고 있다”고 했다.

서 회장은 내년 하반기 코로나19 대유행이 종식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코로나19의 변이로 감염력이 3~4배 높아졌다”며 “치료제나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는 요즘과 같은 위기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서 회장은 코로나19 위기가 기업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대면 정보기술(IT) 업종과 바이오 기업은 한 단계 도약할 기회”라며 “반면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업종은 정부와 기업, 근로자가 대타협을 통해 일자리를 지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우섭/최한종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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