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19일 하루 동안 전 세계 신규 확진자 수가 18만 명을 넘어 최대를 기록했다. 잠시 주춤하는가 싶던 미국에선 하루 신규 환자가 다시 3만 명을 넘었다. 우리나라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규 환자가 늘면서 2차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으로 코로나19는 독감처럼 사라지지 않는 바이러스로 남을 공산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19와 상당 기간 ‘동거’가 불가피하다면 이제는 장기전 채비를 서둘러야 한다. 단기 처방에 치중했던 경제 피해 대책부터 긴 안목에서 다시 짜야 할 것이다. 미국에선 벌써부터 연방정부의 경기부양 자금이 7월에 소진돼 3분기 고용·소비 절벽이 닥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른바 ‘7월 위기설’이다.
우리나라도 코로나19 대응으로 한국은행과 정부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약 70조원)의 두 배에 육박하는 121조원을 시중에 무차별 공급하고 있지만 실물경제 충격을 막지 못한 채 주가와 집값만 올려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끝이 안 보이는 전쟁에 접어든 만큼 ‘실탄(가용 재원)’을 아껴가며 피해 업종과 계층에 대한 ‘핀셋 지원’에 집중해야 할 때다.
‘코로나 종식’을 목표로 한 방역 대책도 재검토가 필요하다. 신종감염병중앙임상위원회는 “국내에서 확인이 안 된 감염자가 확진자의 10배인 12만 명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현실적으로 ‘깜깜이 감염’ ‘n차 감염’은 막기 어렵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방역 대책의 최종 목표를 바이러스 확산 속도를 늦추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쪽으로 전환해야 한다.
또 증상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확진자를 병원에 입원시키는 지금의 방식으로는 ‘병상 포화’를 피하기 어렵다. 고령자, 기저질환자 등 고(高)위험군 환자 위주로 입원시키고, 경증이나 무증상 환자는 생활치료센터 등에 격리해 치료하는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그래야 지속 가능한 방역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와의 전쟁은 우리에게 인내와 지혜를 요구하고 있다. 경제도 방역도 ‘이번 고비만 넘기면 된다’는 식의 막연한 기대를 버리고 엄중하게 상황을 인식해 대처해야 한다. 장기전이 불가피하다면 이번 기회에 경제 체질을 강화한다는 각오를 새로이 다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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