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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 커" 아시아 정유사, 중동 대신 미국 원유로 눈 돌린다 [원자재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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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등 원유 수입 '큰손'으로 통하는 아시아 각국의 정유사와 원유 거래업체 등이 기존에 수입해온 중동산 원유 대신 미국산 원유를 선호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2일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아시아 정유업체 네 곳의 관계자를 각각 인용해 이들이 미국 원유 수입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일부 정유업체들은 이미 미국산 원유 원월물 계약을 마쳤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룽성석유화학은 8~9월 도착분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미들랜드급 200만배럴을 사기로 했다. 국내 정유사 중엔 GS칼텍스, SK이노베이션 등이 WTI 미들랜드와 이글 포드 등 미국 유종에 대해 9월 도착분 계약을 체결했다.


아시아로 흘러가는 미국 원유 물동량도 증가세다. 시장정보업체 볼텍사에 따르면 다음달 미국산 원유 4900만 배럴이 아시아로 도착할 전망이다. 지난달과 이달 물동량은 각각 2700만 배럴 수준이었다. 세레나 황 볼텍사 선임애널리스트는 "브렌트유 등 다른 원유 유종에 비해 미국 원유가 싸다"며 "이때문에 중국 등에서 미국산 원유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산 원유 수요가 늘어난 것은 중동산 원유 가격이 급등한데다 공급량 변동폭도 커서다.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주요 산유국을 필두로 한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유가를 올리기 위해 각종 수단을 쓰고 있다. 감산과 수출공시가격 인상이 대표적이다. 존 드리스콜 싱가포르 JTP에너지서비스 수석전략가는 "정유사 등이 이런 변동성에 즉각 대처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사우디 아람코는 이달 원유 생산량을 일평균 750만 배럴 가량으로 줄였다. 지난 4월 하루 생산량(약 1230만 배럴)과 비교하면 감소폭이 39%에 달한다. 지난주엔 이라크 석유수출공사(SOMO)가 다음달 아시아 지역 원유 수출량을 기존 계약 물량보다 30∼100% 감축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OPEC과 10개 주요 산유국 연대체인 OPEC+ 감산 합의를 따르기 위해 산유량을 확 줄여야 해서다.

블룸버그통신은 "OPEC+가 유가를 올리기 위해 발벗고 나서면서 아시아 정유사들이 중동 각국에서 받을 수 있는 계약 물량이 대폭 줄었다"며 "이때문에 바이어들의 불안이 가중됐고, 미국 산유기업에 눈을 돌리는 아시아 정유사들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중동 원유 가격도 올랐다. 사우디 아람코는 최근 아시아 지역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7월 인도분 원유 공식 판매 가격(OSP)을 유종별로 5.6~7.3달러 끌어올렸다. 주요 유종인 아랍경질유 아시아 수출 가격은 전월대비 6.1달러 올랐다. 20년내 최대폭 인상이다. 아람코 원유 수출의 절반 가량은 아시아에 수출되는 아랍 경질유가 차지한다. 아랍에미리트(UAE) 토후국 아부다비의 국영석유회사 ADNOC도 뒤따라 원유 가격을 올렸다. 7월 인도분 주요 유종인 머반 원유 가격을 배럴당 5.4달러 가량 인상했다

반면 WTI 가격은 비슷한 품질 중동산 원유보다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이날 오후 4시40분 기준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7월 인도분은 장중 배럴당 39.85달러에 거래됐다. 반면 머반은 배럴당 43.03달러, 아랍 경질유는 42.41달러에 손바뀜됐다. 한 정유회사 관계자는 블룸버그통신에 "WTI 미들랜드는 UAE 아부다비의 머반이나 사우디 아랍 경질유 등에 버금간다"며 "비슷한 유종 중동산 원유보다 미국 원유가 가격이 낮다"고 말했다.

태평양 일대 유조선 운임이 낮아진 것도 미국산 원유 수요를 끌어올렸다. 미국 걸프만에서 중국까지 200만 배럴을 실을 수 있는 초대형 원유 수송선을 운용하는 비용은 이달 중순 기준 750만달러 수준이다. 4월 말 1500만달러선이었던 데에 비해 절반 가량으로 줄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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