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사진)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인권 수사와 관련해 "서로 협력해 과감한 개혁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최근 추 장관 윤 총장이 충돌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문 대통령이 윤 총장을 '사실상 재신임' 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22일 청와대에서 제6차 공정사회반부패정책협의회를 주재했다. 회의에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 감찰을 두고 대립각을 세운 추 장관과 윤 총장이 함께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지난주 법무부와 검찰에서 동시에 인권 수사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출범했다"면서 "권력기관 스스로 주체가 되어 개혁에 나선 만큼, '인권 수사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대로 서로 협력하면서 과감한 개혁 방안을 마련해 국민들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게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공수처법,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후속 조치 마련에도 만전을 기해야 하겠다"며 "특히 공수처가 법에 정해진 대로 다음달에 출범할 수 있도록 국회의 협조도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대위 회의에서 윤 총장에 대한 정부·여당의 대응이 모순적이라면서 "대통령이 분명한 태도를 보여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께서 윤 총장의 재신임을 밝히든지, 윤 총장에 대한 어떤 조치를 취하든지 둘 중 하나를 해야 국민이 납득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여권에서 윤 총장에 대한 공개 사퇴 요구가 나오기도 했지만, 문 대통령이 직접 추 장관과 윤 총장의 협력을 당부하면서 이같은 목소리는 당분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