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준(26·사진)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대회 출전 기회를 잡았다. 홍상준은 길거리에 쓰러진 할머니를 차에 태워 병원에 데려가 치료받게 한 선행이 알려진 무명 선수다.
코리안투어는 다음달 2일부터 나흘 동안 경남 창원 아라미르 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코리안투어 우성종합건설 아라미르CC 부산 경남오픈(총상금 5억원)에 홍상준을 초청했다고 15일 밝혔다. 2018년 KPGA 투어 프로가 된 홍상준은 코리안투어 시드가 없어 주로 월요 예선을 거쳐 2부 투어에서 뛰었다. 주흥철(39)의 캐디로 2016년 NS홈쇼핑 군산CC 전북오픈과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우승을 돕는 등 2승을 합작했지만 정작 자신은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정규 투어 출전도 이번이 처음이다.
홍상준의 출전은 대회를 주최하는 우성종합건설 배려로 성사됐다. 정한식 우성종합건설 대표는 “곤경에 빠진 어른을 위해 열일 제치고 최선을 다한 홍상준 선수의 선행을 전해들었다”며 “그에게 자신의 실력을 다른 선수들과 견줘보면서 큰 무대에서 뛸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홍상준은 생면부지인 할머니를 업고 치료가 가능할 때까지 병원 세 곳을 찾아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대회 주최자는 대개 출전 선수의 10%에 해당하는 인원을 추천할 수 있다. 생애 첫 정규투어 출전권을 손에 쥔 홍상준은 “당연한 일을 한 것인데 너무 부풀려진 것”이라면서도 “할머니가 오히려 행운을 가져다 준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1부 투어는 엄청나게 가보고 싶었던 무대”라며 “여러모로 도와준 주흥철 선배와 같은 조에서 경기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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