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유럽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CS)가 조성한 펀드에 5억달러(약 6000억원)를 투자했던 점이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CS의 펀드 자금 상당수가 소프트뱅크그룹의 비전펀드가 투자한 기업을 ‘측면 지원’하는데 쓰였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업계 관계자들을 인용, CS가 75억달러 규모로 조성한 ‘공급망 금융(supply-chain finance) 펀드’에 소프트뱅크그룹이 과거 5억달러를 투자했다고 보도했다. 이 펀드는 다양한 기업의 단기부채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으로 알려졌다. CS 펀드의 투자처는 영국 투자회사인 그린실 캐피털이 결정했는데, 그린실 캐피털은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투자를 받으며 관계를 맺고 있었다.
FT는 올 1분기 말 CS 펀드가 투자한 기업 중 투자액수로 상위 10개 중에서 4개가 비전펀드가 투자한 곳이라고 보도했다. 인도의 호텔체인 오요, 차량구독 스타트업 페어 등이다. 액수로는 현재 펀드의 남은 운용자금(52억달러) 중 15%에 해당한다. 이 펀드에서는 올 들어 15억달러 이상의 투자금이 유출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소프트뱅크가 자사(비전펀드)의 이익을 위해 CS 펀드를 활용했다는 점을 다른 투자자들이 모르고 있었다면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논란에 대해 소프트뱅크그룹과 CS, 그린실캐피털은 답변하지 않았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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