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세 A씨는 결제할 때 카카오페이를 주로 쓴다. 카카오 증권계좌도 갖고 있다. 얼마 전 ‘동전모으기’ 와 ‘알모으기’ 서비스도 신청했다. 10일 A씨가 커피 한 잔을 샀더니 카카오페이 계좌에 12만1870원이 남았다. 결제 리워드로 36원이 입금됐다. 1000원 이하 잔돈 870원과 결제 리워드는 자동으로 펀드에 투자됐다. 지난 열흘간 이런 잔돈 가운데 펀드에 자동으로 투자된 돈은 3만원이다. 카카오페이증권 계좌 개설자가 출시 100여 일 만에 125만 명을 넘긴 비결 가운데 하나다.
투자에 ‘재미’를 더하다
카카오페이 증권계좌 개설 서비스는 지난 2월 27일 출시됐다. 출시 후 103일 만에 누적 증권계좌 개설자가 125만 명을 넘었다. 지난달 12일 100만 명을 넘긴 지 한 달여 만에 사용자가 25% 늘었다.
이처럼 빠르게 증가한 비결은 결제 편리성뿐 아니라 동전모으기 등을 통한 투자 재미를 더한 것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카카오페이 증권계좌를 활용해 펀드에 한 번이라도 투자한 계좌는 현재 20만 개로 전체 계좌의 16%에 달한다. 하루 평균 5만 건 이상의 펀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금액이 큰 대형 증권사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지만 건수만 보면 5배에 이른다.
‘결제에서 투자까지’…강력한 프로모션
결제(카카오페이)와 투자(카카오페이증권)를 연결한 전략과 공격적 마케팅이 합쳐진 결과다. 지난달 말까지 카카오페이 계좌 잔액에 연 5% 수익률(100만원 한도, 나머지 금액은 연 0.6%)로 매주 이자를 지급했고 증권계좌를 개설한 뒤 카카오페이로 결제한 고객에게는 결제금액의 3%에 해당하는 포인트를 적립해줬다.
이달부터는 ‘알모으기’ 서비스를 시작했다. 카카오페이로 결제할 때 지급해주는 알 리워드의 2배 금액을 펀드 상품에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 알 리워드는 월 30회 한도로 결제할 때마다 지급된다. 이 서비스에는 1주일 만에 10만 명이 몰렸다. 서비스 신청 후 첫 결제를 하면 투자 지원금 2000원이 지정한 펀드 상품에 투자된다. 회사 관계자는 “과거 돼지 저금통을 모아 은행에 예금한 것처럼 이제는 계좌 속 잔돈을 모아 펀드에 투자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새로운 투자 문화 만들겠다”
백만원 단위로 납입해야 한다는 펀드에 대한 인식도 바꿨다.
카카오페이로 결제한 뒤 1000원 미만의 잔돈이 생기면 미리 지정한 펀드에 자동 투자하는 ‘동전 모으기’ 서비스도 4월 말부터 진행 중이다. 투자하는 펀드는 총 세 가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 합리적인 AI글로벌모멘텀 펀드’, 삼성자산운용의 ‘삼성 믿음직한 사계절EMP 펀드’, 키움자산운용의 ‘키움 똑똑한 4차산업혁명 ETF분할매수 펀드’ 등이다. 1회 최소 투자금액은 1000원이다. 소액투자가 많다 보니 각 펀드의 설정액은 100억원 미만이다. 이중 ‘키움 똑똑한 4차산업혁명 ETF분할매수 펀드’는 설정 후 수익률 11.92%로 셋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카카오가 이 서비스를 통해 노리는 것은 ‘생활속의 금융 플랫폼’으로 자리잡는 것이다. 김대홍 카카오페이증권 대표는 “결제-리워드-투자를 연결해 생활 속에서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서비스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사용자들의 금융 경험을 넓혀 새로운 투자 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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