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레전드 공격수 하오하이동(50)이 공산당을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가 축구 역사에서 사라졌다.
하오하이동은 현역 시절 다롄 스더에서 전성기를 보냈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셰필드 유나이티드에서도 뛰었다. 중국 대표팀에서는 2002 한일 월드컵을 포함해 A매치 115경기 출전했다. 총 41골을 넣어 중국 A매치 최다골 기록도 갖고 있다.
싱가포르의 '채널뉴스아시아'는 4일 "스페인에 거주하고 있는 하오하이동이 인터뷰로 중국 공산당을 비판했다. 이 영상은 4일 유튜브를 통해 공개됐다"고 했다.
이어 "올해 6월 4일은 천안문 사태(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민주화를 요구한 학생과 시민들을 중국 정부가 무력으로 진압한 사건) 31주년"이라면서 "이날을 맞아 하오하이동은 중국 정부를 비판하고 궈원구이를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하오하이동이 옹호한 궈원구이는 미국에 살고 있는 중국 출신 부동산 재벌이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 스티브 배넌과 절친한 사이다. 궈원구이는 최근 중국 지도부의 비리, 코로나19 피해 은폐 등을 폭로해 시진핑 정권의 눈엣가시로 여겨진다.
하오하이동은 이번에 공개된 53분 분량의 영상에서 "공산당은 더 이상 중국인들의 인권을 짓밟아서는 안 된다. 공산당은 인류에서 쫓겨나야한다. 지난 50년을 살아오면서 느낀 점"이라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중국 스포츠의 부패에 대해서 열변을 토했다.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 이 영상은 곧바로 삭제됐다. 또한 700만 팔로워를 보유한 하오하이동의 웨이보(중국 SNS) 계정도 삭제됐다. 더불어 즈후(중국 검색사이트)에서도 하이하이동 관련 기록이 모두 지워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하오하이동의 축구 관련 기록까지 사라졌다. 그의 선수 시절 출전 및 득점 기록마저 순식간에 삭제됐다. 동시에 중국 A매치 최다골 기록자 이름이 바뀌는 일까지 벌어졌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