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위안부 할머니 피해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인 곽상도 의원은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임기시작 직전 기자회견에 대해 "주먹구구식 해명으로 일관했다"고 말했다.
곽 의원은 29일 윤 당선인의 기자회견 직후 "제기됐던 의혹이 소명되기보다는 오히려 의혹을 키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곽 의원은 윤 의원이 해명한 1995년 명진아트빌라 매입 관련 자금 출처 관련해 "윤미향 당선인 표현에 따르면 1993년도부터 신혼살림을 시작했고, 급여 저축 등을 통해서 빌라를 구입했다고 하는데 이는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면서 "윤 당선인이 2017년2월21일 수원시민신문에 기고했던 글(내 주머니는 가난해도 나는 가난해 본 적이 없습니다)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30만원 정대협 간사 활동비를 받을 때도 10만원은 저금을 했고, 50만원으로 급여를 높여 받았을 때는 20만원을 저금하며 살았다'고 회고하고 있다. 강연료와 원고료 등 다른 활동비를 받은 것도 전부 다 기부했다고 하고 있다"고 적시했다.
이어 "당시 급여와 저축액을 모두 합산하더라도 불과 2년 동안의 급여 저축을 통한 아파트 매입은 산술적으로 불가능하고, 설령 급여를 전부 저축하더라도 역시 4500만원을 만들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곽 의원은 윤 당선인의 아파트 경매자금 출처 설명에서 "개인계좌와 정대협 계좌가 혼용된 시점은 2014년 이후다"라는 해명도 "사실과 다르다"고 꼬집었다.
이어 "2012년 3월 콩고 내전 피해 여성들을 위해 나비기금을 조성하겠다며 국민은행 488401-01-XXXXXX 윤미향 개인계좌를 사용한 바 있고, 나비기금이 조성된 지 1년여 후인 2013년 6월 페이스북에 '나비기금 계좌번호가 윤미향에서 정대협 명의로 바뀌었다'며 '그것이 투명하게 보일 것 같아서'라고 적었고 스스로 개인 계좌를 통한 모금이 부적절하다고 여겼는데도 이후 계속 개인계좌를 사용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2013년 윤 당선인은 수원시민신문에 '엽서는 오사카조선고급학교 학생들이 직접 그린 작품...8장 한 세트에 5000원'이라며 국민은행 079-24-XXXXX-402 윤미향 개인계좌를 사용했다"면서 "모두 2014년 이전 발생한 일이다. 윤미향의 개인계좌 사용과 관련 사실관계 주장부터 허위다"라고 강조했다.
곽 의원은 "윤미향은 현재 본인과 정대협, 정의연과 관련 수많은 의혹에 대해 전혀 소명하지 않고 있다"면서 "정부보조금 공시 누락 의혹, 윤미향 개인계좌 기부금 모금 횡령 의혹, 기부금의 목적 외 사용 의혹, 윤미향 남편이 대표로 있는 언론사에 홍보비 등 몰아주기 의혹, 윤미향 아버지 쉼터 관리인으로 특혜 채용 의혹, 위안부 피해자 장학금, 정의연 간부 자녀들 나눠먹기 의혹 등에 소명하라"라고 말했다.
아울러 "윤 당선인은 기자회견에서 드러난 거짓해명 의혹과 부실 해명에 대해서 증거자료를 첨부해 다시 소명해야 한다"면서 "검찰은 수사를 통해 각종 비위의혹에 대해 명명백백히 밝혀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윤 당선인은 기자회견에서 "이용수 할머니에게는 죄송하다"며 용서를 구하겠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안성 '힐링센터' 고가 매입 의혹에 대해 "시세보다 4억원 이상 비싸게 매입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당시 매도희망가 9억원을 최대한 내려보려 노력했고, 최종 7억5000만원 조정에 동의해 매매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은 개인명의 계좌로 정대협 후원금을 모아 유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전체 할머니를 위한 것이 아닐 경우 대표인 내 계좌로 모금했지만, 잘못된 판단이었다. 안이하게 행동한 점에 죄송하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이어 "최근 이체내역을 다시 보니 허술한 부분이 있었다지만 개인적으로 쓴 것은 아니다"라며 "9건 모금 2억8000만원 중 모금 목적에 맞게 사용된 돈은 2억3000만원, 나머지 5000만원은 정대협 사업에 사용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두 차례 회견에서 자신을 비난한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를 향해 "30년 세월에도 불구하고 배신자로 느낄만큼 신뢰를 못드린 것에 사죄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진심을 전하는 노력을 계속하겠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회의원직 사퇴 요구에 대해선 "내 역할과 소명에 성실히 임하겠다"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당내에서 사퇴 요구가 나왔냐는 질문에도 "없었다"고 대답했다.
기자회견 도중 시종일관 당당한 목소리와는 달리 윤 당선인의 얼굴과 목덜미는 흘러내리는 땀으로 흥건해졌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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