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 조짐을 보이는 데다 미국과 중국이 코로나19 책임 문제를 놓고 연일 갈등을 키우고 있다. 글로벌 증시의 불확실성은 다시 커지는 흐름이다. 전문가들이 올 2분기까지 실적 안정성이 높은 경기방어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라고 조언하는 배경이다.
○식료품주 ‘훨훨’CJ제일제당 농심 등이 포함된 KRX 필수소비재 지수는 2분기 들어 지난 14일까지 17.17% 올랐다. 코로나19로 경기가 어려워져도 소비자들이 먹는 것만큼은 줄이지 않고 있어서다. 특히 외식이 줄면서 간편식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CJ제일제당은 1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54.0% 늘어난 2759억원을 기록했다.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16.2% 웃돈 어닝서프라이즈다. CJ제일제당 주가는 2분기 들어 14일까지 39.35% 상승했다. 주류주인 하이트진로도 33.70% 올랐다.
이들 종목은 2분기에도 실적 개선 기대가 크다. CJ제일제당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작년 동기보다 24.6% 늘어난 2185억원이다. 농심은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1개월 전 전망치(164억원)보다 오른 173억원이다.
한국경제TV 전문가인 김동엽 파트너는 “농심은 라면 부문의 매출 호조로 큰 폭의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8월 말까지 사용 가능한 정부 재난지원금이 지급되면서 식료품주의 실적 전망치는 더 오를 것으로 증권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지어소프트도 코로나19 수혜가 예상된다. 2분기 들어 14일까지 81.55% 급등했다. 온라인으로 유기농 신선식품을 판매 중인 오아시스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오아시스의 1분기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145.1% 늘어난 23억원을 기록하자 모회사인 지어소프트로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게임주는 선별 투자해야코로나19로 ‘집콕’하는 사람이 늘면서 게임주에 대한 실적 개선 기대도 커지고 있다. 다만 업체별로 선별적 투자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대장주’인 엔씨소프트의 실적이 안정적이다. 엔씨소프트는 1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203.6% 늘어난 2414억원을 기록했다. 이동륜 KB증권 연구원은 “리니지2M의 아시아 확장을 비롯해 각종 신작 출시 일정에 지장이 없어 실적 안정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의 목표주가 평균은 1개월 전 81만5000원에서 최근 90만원으로 올랐다.
네오위즈도 실적 안정성을 뽐내고 있다. 1분기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37.5% 웃돈 136억원이다. 어닝서프라이즈다. 네오위즈 주가는 2분기 들어 14일까지 35.54% 올랐다. 한국경제TV 전문가인 김대복 파트너는 “웹보드 게임의 성장세가 눈에 띄고 있다”며 “네오위즈는 2분기 이후 실적도 크게 개선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올 1분기 6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작년 대비 흑자전환한 게임빌도 전문가들의 추천 종목에 올랐다. 반면 넷마블은 2분기 들어 14일까지 0.96% 오르는 데 그쳤다. 1분기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39.8% 줄어든 204억원을 기록했다. PC방 관련 매출이 줄어든 데다 신작 출시가 지연된 영향이다.
○경기방어력 뽐내는 IT 관련주는?비대면(언택트) 소비가 활성화하면서 인터넷 플랫폼 관련주와 디지털 광고주도 실적 안정성을 뽐내고 있다. 네이버의 1분기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14.0% 웃돈 2215억원이다. 카카오도 1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보다 19.9% 많은 882억원을 기록하며 ‘대세’로 떠올랐다. 디지털 광고 부문이 호실적을 이끌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2분기 들어 14일까지 각각 28.82%, 44.69% 올랐다. 한국경제TV 전문가인 한옥석 파트너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혜택을 보는 기업에 집중해야 한다”며 “한국판 플랫폼 기업으로의 성장 기대가 커지는 네이버에 주목할 때”라고 조언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