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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저유가 덕에 3년 만에 흑자…전기 수익은 1331억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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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 1분기(1~3월) 전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전력의 1분기 전기판매수익은 1331억원 감소했다.

한전은 15일 이 같은 내용의 2020년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한전의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4306억원으로 2017년 1분기(1조 4632억원) 이후 3년 만에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한전은 629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작년 순손실은 1조 3566억원에 달한다.

이번 흑자에는 저유가 영향이 가장 크다는 게 한전의 분석이다. 1분기 연료비·구입비는 전년 동기 대비 1조 6005억원 감소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8% 줄면서 전기판매수익은 1331억원 감소했다. 올 겨울철 기온이 상대적으로 낮지 않아 난방수요가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개학이 미뤄지면서 교육용전력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1% 줄었다. 경제활동 위축으로 제조업체 등이 사용하는 산업용(-2.3%), 자영업자 등이 사용하는 일반용(-1.5%), 농사용(-1.2%) 전력판매량도 줄줄이 줄었다. 주택용 전력판매량은 3.7% 증가했다. 한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확산되고 개학이 미뤄지면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세먼지 계절관리제(12월~이듬해 3월) 도입으로 석탄화력발전소 가동률이 낮아진 것도 실적 개선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1분기 석탄이용률은 60.4%로 전년 동기 대비 12.1%p 하락했다. 한전은 1분기 미세먼지 대책비용을 6115억원 수준으로 추산했다. 작년 12월∼올 3월 전체 대책기간 총 비용은 8134억원에 달한다는 추산이다. 1분기 원전이용률은 73.8%로 전년 동기 대비 2%p 줄었다.

여기에 온실가스 배출비용도 전년 동기 대비 1000억원 늘었다. 온실가스 배출권 시장가격이 지난해 1월 t당 2만3000원에서 올 3월 4만1000원까지 상승한 게 영향을 미쳤다.

한전이 1분기 기준 3년 만에 흑자를 기록하면서 전기요금 개편 셈법은 더욱 복잡해졌다. 작년 여름철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개편하면서 한전은 "2020년 상반기까지 지속 가능한 전기요금 체제를 위한 개편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탈(脫)원전, 고유가 등으로 적자 행진을 이어가자 연료비를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연료비 연동제' 도입 등이 거론됐다. 사실상 전기요금 인상안을 의미했다. 하지만 현재 저유가 상황에서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하면 전기요금을 오히려 인하해야 하는 셈이다. 한 전력업계 관계자는 "한전 입장에서는 살을 내주고 뼈를 취할 것인지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한전 측은 "최근 저유가 수준이 지속적으로 유지될 경우 경영여건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될 것"이라면서도 "코로나19 및 산유국 간 증산경쟁 등으로 환율·유가 변동성이 매우 높아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초 계획대로 상반기 중 전기요금 개편안을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다만 코로나19 등 변수가 늘어 일정을 확답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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