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2위 항공사인 콜롬비아의 아비앙카항공이 세계 주요 항공사 중 처음으로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글로벌 항공업계 충격이 가시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비앙카항공은 미국 파산법 11조(챕터11)에 따라 미국 뉴욕 남부 연방파산법원에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고 1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 회사는 콜롬비아 항공사지만 미국에 법인과 자산을 두고 있어 미 법원에 파산 보호를 신청할 수 있다. 앙코 판데르베르프 아비앙카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여객기가 완전히 멈췄고 회복도 더딜 것으로 예상돼 파산 보호 절차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아비앙카항공은 1919년 설립됐다. 콜롬비아 최대 항공사이자 중남미에서 칠레의 라탐항공 다음으로 크다. 코로나19 사태로 하늘길이 뚝 끊기고 수요가 급감하면서 여객기를 정상적으로 띄우지 못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비앙카항공 직원 2만여 명 가운데 대다수가 무급 휴가 중이다.
아비앙카항공뿐만 아니다. 지난달 호주 2위 항공사인 버진오스트레일리아도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여객기 탑승객이 94% 줄었다”며 “주요 항공사들은 하루 최대 4억달러 손실을 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파산하거나 합병된 팬암, 트랜스월드항공 등의 전철을 밟는 곳이 또 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CNN은 조종사, 승무원 등 75만 명 규모의 미국 항공업 종사자들이 일자리를 위협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일시 해고나 임금 삭감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항공업계에 지급된 미 연방정부 지원금(250억달러)도 오는 9월이면 모두 바닥날 가능성이 높아서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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