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개헌발안제를 도입하는 ‘원포인트 개헌안’ 처리를 위한 20대 국회 내 본회의 개최가 불투명해졌다. 여야가 4일 본회의 개최 여부를 놓고 협상을 벌이다 막판에 불발됐기 때문이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는 8일 본회의 개최에 합의했다가 심 원내대표가 다시 본회의 개최 불가 입장을 밝히면서 합의가 무산됐다. 심 원내대표는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원포인트 개헌안을 본회의에 올려봤자 부결될 거라고 생각해 처음에 8일 개최에 합의해줬다”며 “이후 당내에서 ‘표결에 올리는 것 자체가 개헌을 논의 테이블에 올리는 것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다수 나와 다시 민주당에 거절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통합당이) 또 뒤집어엎었다. (8일 본회의는) 잘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여야 국회의원 148명은 지난 3월 6일 선거권자인 국민 100만 명 이상이 헌법 개정안을 낼 수 있게 하는 개헌안을 발의했다. 개헌안은 공고일로부터 60일 뒤인 5월 9일 이전에 처리해야 한다. 문 의장과 민주당 측은 9일이 토요일이라는 점을 감안해 8일 이전에 본회의를 개최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다만 문희상 국회의장이 통합당 반대에도 불구하고 8일 본회의를 직권으로 열 가능성은 있다. 문 의장은 이날 민주당 원내지도부와 만나 8일 원포인트 개헌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개최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본회의가 열리더라도 개헌안을 위한 의결 정족수(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부족으로 인한 ‘투표 불성립’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3월 발의한 개헌안도 본회의에 상정돼 같은 해 5월 표결에 부쳐졌으나 의결 정족수 미달로 투표 불성립이 선언됐다.
8일 본회의 개최 합의가 무산되면서 20대 국회에서 잔여법안 처리를 위한 추가 본회의가 열릴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당초 여야는 11~12일쯤 나머지 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여는 방향으로 논의를 하고 있었다.
여야 모두 원내 지도부 구성을 마친 뒤에나 추가 본회의 개최 협상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과 통합당은 각각 7, 8일 당내 경선을 통해 새 원내지도부를 뽑을 예정이다. 통합당은 이미 추가 본회의 개최 여부 등을 차기 원내지도부에 일임하기로 한 바 있다.
이동훈/성상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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