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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때 복원력 강한 공급망 분산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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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고 효율적인 조달이 전부가 아니다.”

글로벌 기업의 공급망관리(SCM) 전략이 확 달라질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같은 전염병이 세계 곳곳에서 창궐하는 상황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맥킨지가 지난달 시행한 설문에 다국적 기업 임원 1152명 중 87%가 “3년 내 SCM 전략을 바꿀 것”이라고 답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도 “분산된 공급 체인의 필요성을 언급하는 기업인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효율성을 다소 낮추더라도 안정성 비중을 높이는 ‘위험관리형 경영’이 부각된다는 게 공통된 관측이다.

우선 생산 공장 숫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말레이시아에 공장을 세운 기업이 태국이나 베트남에 비슷한 생산기지를 건설할 수 있다는 얘기다. 비용 효율성을 고려해 권역별로 초대형 생산기지 한 곳을 구축하는 기존 전략만으로는 코로나19와 같은 돌발 상황에 대비할 수 없어서다.

소재와 부품 조달처를 여러 곳 선정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핵심 부품을 직접 만들거나 자국에서 조달하려는 움직임도 뚜렷해질 전망이다. 카틱 판트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데이터 연구가는 “기업들이 위기 때 시스템의 복원력을 중시하고 공급망을 분산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KOTRA 워싱턴 무역관이 30일 내놓은 ‘코로나19가 불러온 글로벌 가치사슬(GVC)의 변화’ 보고서도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다. 보고서는 국제기구와 해외 전문가들이 예측한 코로나19 이후 SCM 양상을 정리했다. GVC는 두 개 이상 국가가 참여하는 생산 네트워크를 의미한다. 코로나19로 교훈을 얻은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의존도를 낮춘다는 게 보고서의 핵심이다.

신속한 위기 관리를 위해 디지털화를 꾀하는 기업이 늘어날 것이란 주장도 담았다. 미국 로펌 베이커&매켄지의 애넷 페터드 변호사는 “미래 GVC 전략의 핵심은 디지털화”라며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블록체인, 로봇 등의 신기술을 더 많이 활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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