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 팔고 떠나라(Sell in May and go away).”
5월부터 10월까지 전통적인 약세장이 지속된다는 의미에서 미국 월가에서 통용되는 말이다. 연말연시에 받은 퇴직금과 보너스가 연초 주식시장의 상승세를 떠받치는 실탄 역할을 하고, 여름 휴가를 떠나기 전인 5월께 주식을 정리해 차익을 실현하기 때문에 주가가 빠진다는 것이다.
한국 증시에서도 ‘5월 징크스’가 이어질까. 5월 하락장이 올 가능성은 높지만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IBK투자증권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5월 유가증권시장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10번 중 7번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단순 계산하면 5월 수익률이 하락할 확률이 70%라는 의미다. 지난해에는 7.5%, 2018년에는 4.2% 하락했다. 특히 지난해 하락폭이 컸던 이유는 미·중 무역분쟁으로 주요 기업 1분기 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이들의 1분기 실적이 발표되고, 애널리스트들이 이익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 조정하면서 주가도 하락했다.
올해도 상황은 비슷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주요 대기업의 1분기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다.
다만 그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고객 예수금이 40조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개인 주식 매수 대기 물량이 사상 최대 규모라는 이유에서다. 매년 5월 증시 수급을 분석한 결과 하락장에서 외국인은 팔았고, 개인이 완충 역할을 했다는 점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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