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서도 부산·광주·대구·울산·대전 등 5대 광역시를 중심으로 주택경기 침체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2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수도권인 인천을 제외한 5대 지방광역시의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지난주 -0.01%로 집계됐다.
4월 첫째주에 -0.01%로 집계되며 7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뒤 둘째주에는 0%로 보합세를 보였지만 한 주 만에 다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대구가 -0.05%로 가장 많이 내렸고 다음은 부산(-0.04%), 광주(-0.02%) 등의 순이었다.
코로나 사태의 직격탄을 맞았던 대구에서는 아파트 거래가 사실상 ‘올스톱’된 상황이다. 중개업자들은 “매물은 많은데 집을 사겠다는 문의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했다. 4·15 총선 이후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가 더 강해질 것이란 전망이 매수심리를 짓누르고 있다.
대구 수성구 수성동3가 수성코오롱하늘채 전용면적 126㎡는 올해 2월 13억4000억원에 실거래됐지만 현재 호가가 12억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올해 1월 15억9000만원에 실거래됐던 수성구 범어동 두산위브더제니스 전용 129㎡는 현재 호가가 15억원으로 주저앉았다.
수성구 수성동 A공인 관계자는 “아파트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란 인식이 팽배하다”며 “호가보다 1억원 낮은 가격의 급매에만 조금씩 입질이 있다”고 전했다.
부산에서도 거래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대형 평수를 중심으로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 해운대두산위브더제니스(사진) 전용 223㎡는 지난달 초 25억원대 초반에 거래됐다. 지난해 9월 약 38억원에 실거래됐던 주택형이다. 해운대구 우동 H공인 관계자는 “지금은 25억원 이하의 급매가 나오지만 수요자는 추가 하락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전했다.
올초 강세를 보였던 대전과 세종도 주춤하고 있다. 지난주 대전과 세종의 변동률은 0.11%와 0.06%로 전주에 비해 각각 0.01%포인트, 0.12%포인트 둔화됐다. 대전 유성구 도룡동 D공인 관계자는 “대전과 세종 지역 아파트 호가는 아직 대부분 직전 실거래가보다 높게 유지되고 있지만 거래가 끊긴 상황”이라고 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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